(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20대 때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두 다리를 잃은 중국인 등반가가 43년만에 결국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15일 네팔일간 히말라얀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인 등반가 샤보위(69) 씨는 전날 오전 7시 30분께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그의 등반을 도운 밍마 걀제 셰르파는 "보위가 마침내 40여년간의 에베레스트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신문에 전화로 말했다.
샤 씨는 2006년 에베레스트에 등정한 뉴질랜드 등반가 마크 잉글리스에 이어 두 다리가 없는 장애인으로서는 세계에서 2번째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잉글리스는 당시 티베트 쪽으로 등반했기에 네팔 쪽 코스로 등정에 성공한 것은 샤 씨가 처음이다.
샤 씨는 1975년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8천m 고지에서 폭풍을 만나 사흘간 고립돼 있으면서 동상으로 두 발을 절단해야 했다. 1996년에는 다리에 림프종이 생기면서 무릎까지 잘라냈다.
하지만 샤 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다리를 앗아간 에베레스트를 오르겠다는 결심이 굳건해졌다.
그는 2014년 65세의 나이에 의족을 착용하고 에베레스트 등정에 다시 도전했다.
하지만 그해 에베레스트 눈사태로 네팔인 셰르파 16명이 한꺼번에 숨지면서 모든 등반이 취소되면서 시도가 좌절됐다.
그는 다음해 다시 에베레스트를 찾았지만 4월 25일 네팔을 강타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역시 발길을 돌려야 했다. 2016년에는 순조롭게 등반을 시작했지만, 눈보라 때문에 정상을 200m 앞두고 하산했다.
아예 등정 시도조차 하지 못할 위기도 찾아왔다. 네팔 정부가 지난해 말 산악규정을 개정해 두 다리가 없는 장애인은 에베레스트 등 히말라야 고봉 등반 허가를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제한은 차별적이라는 장애인 단체의 청원으로 대법원은 이 규정을 취소했고, 샤 씨는 올해 봄 등반 시즌을 맞아 다시 에베레스트에 오를 수 있었다.
그는 지난달 등반을 시작하기에 앞서 AFP 통신 인터뷰에서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것은 내 꿈이고 운명을 건 도전"이라고 성공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시즌 네팔에서는 340여명의 등반가가 에베레스트 등정 허가를 받았으며 셰르파를 포함해 700여명이 정상에 오르고자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출신 산악인 스티브 플레인은 샤 씨와 같은 날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하면서 7대륙 최고봉을 역대 최단 기간인 117일만에 모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또 네팔 여성 셰르파 니마 장무는 지난달 29일 로체 정상에 오른데 이어 이날 에베레스트에 오르면서 한 시즌에 에베레스트와 로체를 모두 오른 첫 네팔 여성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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