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위간부 기소 결론에도 이견…공언과 달리 수사지휘권 행사"
"전문자문단 구성해 심의 요구"…권 의원 영장청구 방침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던 안미현(39·사법연수원 41기) 검사가 문무일 검찰총장의 수사외압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이 사건을 수사하는 독립된 수사단이 실제로 문 총장에게서 구속영장 청구 보류 지시를 받았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은 15일 보도자료를 내 "지난 1일 자유한국당 권성동 국회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알리자 문 총장이 수사단 출범 당시의 공언과 달리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전문자문단'(가칭)을 대검찰청에 구성해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수사단은 또 "수사외압에 연루된 고위 검사들을 기소하기로 결정하고 객관적 검증을 받기 위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해달라고 문 총장에게 요구했으나 거부당했고, 이에 따라 전문자문단에서 수사 결과를 심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총장의 이런 요구는 수사단 출범 당시 대검이 공언했던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안 검사가 지난 2월 한 방송사에서 수사외압 의혹을 제기하자 대검은 의혹을 부인하면서 강원랜드 수사단을 출범시키면서 총장도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수사단은 "수사단장이 지난 10일 문 총장의 요청으로 권 의원의 범죄사실을 자세히 보고하면서 수사 보안상 전문자문단 심의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고, 총장도 이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수사단은 전문자문단 심의 없이 권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수사단은 영장에 적시할 범죄사실 범위를 확정하기 위해서 권 의원의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전문자문단의 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 영장 청구를 보류할 방침이다.
고위 검사들에 대한 수사 결과는 전문자문단 심의를 받고,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은 전문자문단 심의와 무관하게 청구하되 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류한다는 설명이다.
안 검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검 반부패부 압수수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수사단은 "당시 반부패부가 압수수색 필요성이 없다고 반발했으나 반부패부장·선임연구관·수사지휘과장·연구관의 업무 수첩 및 서류 등에 압수수색을 바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수사단은 또 "대검 반부패부의 압수수색 대상자들이 쓰던 업무용 컴퓨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은 업무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는 요청 때문에 당사자의 서약서를 받고 이틀 뒤에 진행했다"고 전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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