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 밝혀…"대통령이 통화정책에 영향 발휘한다는 인상 필요"
전문가 "시장, 리라에 벌을 줄 것…선거 때까지는 약세 유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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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치솟는 물가와 환율, 빚 부담으로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터키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통화정책에 개입 확대를 시사했다.
영국을 방문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통화정책에서 영향을 발휘한다는 인상을 국민에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은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 정책과 의사결정에서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책임을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개입하는) 이런 기조를 불편하게 여기는 쪽도 있겠지만 그렇게 해야만 한다"면서 "국민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통치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고금리가 인플레를 유발한다는 평소의 경제관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금리가 (인플레의) 원인이며, 인플레는 결과"라면서 "금리가 낮을수록 인플레가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인터뷰가 공개된 직후 터키리라화 환율은 1미달러당 4.3990까지 치솟으며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13%나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최근 리라화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발언을 할 때마다 출렁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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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고 물가를 조절하려면 상당한 금리인상이 필요한데도 터키 중앙은행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반대를 의식, 독립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다음달 24일 치러지는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각종 선심공약도 물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리라화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중동경제 전문가 지아드 다우드는 "투자자들은 정부가 통화정책에 개입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흔드는 것을 염려한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은 스스로 말한 대로 정말로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삭소뱅크 덴마크 헬레루프 지점의 외환 전문가 존 하디는 블룸버그통신에 "리라화 약세는 최소한 선거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에르도안 대토령이 비생산적인 시도를 한다면 그 후에도 악순환이 벌어질 것"이라며, "시장이 리라를 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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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에서 이란제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판결을 앞둔 국영 은행 할크방크 임원에 관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무죄"를 주장했다.
앞서 배심원은 메흐메트 하칸 아틸라 할크방크 부사장의 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에 '유죄' 평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틸라가 범죄자가 된다면, 그것은 미국법원이 터키 공화국을 범죄자라고 선언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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