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칠, 터키대통령과 사진찍었다 곤혹…獨축구협 "선거 이용당해"
내달 대선 앞둔 에르도안 대통령측, 외칠과의 사진 공개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축구대표팀 간판스타인 메주트 외칠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가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 소속의 외칠과 독일 대표팀 출신으로 맨체스터 시티 소속인 일카이 권도간은 지난 14일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과 기념 촬영을 했다.
터키계 이민자 2세인 이들은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각각 유니폼을 전달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유니폼을 들어 보였다. 같은 터키계로 에버튼 소속의 센크 토순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유니폼을 전달했다.
특히 권도간은 '나의 대통령에게 경의를 보낸다'라는 문구를 적어넣었다.
내달 24일 조기 대통령 선거에서 연임을 노리는 에르도안 대통령 측은 이 사진을 공개했다.
터키에 애착을 드러내 온 외칠과 권도안의 인기를 선거전에 활용하기 위한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
외칠이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나 유니폼을 전달한 것은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칠은 지난해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에 독일축구협회(DFB)의 라인하르트 그린델 회장은 외칠과 권도간을 비판했다.
그리델 회장은 "물론 DFB는 그들이 이민 배경을 가진 특수한 상황을 가진 것을 존중하지만, 독일축구와 DFB가 추구하는 가치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다르다"라며 "우리 선수들이 선거운동에 이용당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공영방송 도이체벨레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또한, 그린델 회장은 "이들의 행동은 DFB의 통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DFB 측이 공개적으로 외질 등을 비판한 것은 독일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환영받지 못한 탓이 크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인권과 언론 탄압 등을 자행한다는 이유로 독일 내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독일과 터키의 외교관계는 2016년 쿠데타에 가담했다가 독일로 망명한 인사들을 인도해 달라는 터키 정부의 요구를 독일이 일축하면서 급속히 악화됐다.
여기에 독일 정부가 자국 내에서 터키의 개헌찬성 집회를 불허한 뒤 터키 정부가 독일 특파원과 인권운동가들을 체포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가 최근에서야 특파원 등이 석방되면서 다소 완화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를 외교적으로 제재하려는 독일 정치권을 겨냥해 "나치즘이고 파시즘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내년 11월로 예정된 대선·총선을 올해 6월 24일로 앞당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터키 정치권력구조는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바뀐다.
지난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소속된 터키 제1당 '정의개발당(AKP)'이 총력을 기울인 대통령제 개헌 국민투표는 숱한 불공정 경쟁과 부정투표 논란을 일으키며 51% 찬성률을 기록했다.
현재 에르도안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과반을 훨쩍 넘기는 지지율을 보이며 선거전을 압도하고 있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내달 대선 앞둔 에르도안 대통령측, 외칠과의 사진 공개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축구대표팀 간판스타인 메주트 외칠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가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 소속의 외칠과 독일 대표팀 출신으로 맨체스터 시티 소속인 일카이 권도간은 지난 14일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과 기념 촬영을 했다.
터키계 이민자 2세인 이들은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각각 유니폼을 전달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유니폼을 들어 보였다. 같은 터키계로 에버튼 소속의 센크 토순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유니폼을 전달했다.
특히 권도간은 '나의 대통령에게 경의를 보낸다'라는 문구를 적어넣었다.
내달 24일 조기 대통령 선거에서 연임을 노리는 에르도안 대통령 측은 이 사진을 공개했다.
터키에 애착을 드러내 온 외칠과 권도안의 인기를 선거전에 활용하기 위한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
외칠이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나 유니폼을 전달한 것은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칠은 지난해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에 독일축구협회(DFB)의 라인하르트 그린델 회장은 외칠과 권도간을 비판했다.
그리델 회장은 "물론 DFB는 그들이 이민 배경을 가진 특수한 상황을 가진 것을 존중하지만, 독일축구와 DFB가 추구하는 가치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다르다"라며 "우리 선수들이 선거운동에 이용당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공영방송 도이체벨레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또한, 그린델 회장은 "이들의 행동은 DFB의 통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DFB 측이 공개적으로 외질 등을 비판한 것은 독일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환영받지 못한 탓이 크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인권과 언론 탄압 등을 자행한다는 이유로 독일 내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독일과 터키의 외교관계는 2016년 쿠데타에 가담했다가 독일로 망명한 인사들을 인도해 달라는 터키 정부의 요구를 독일이 일축하면서 급속히 악화됐다.
여기에 독일 정부가 자국 내에서 터키의 개헌찬성 집회를 불허한 뒤 터키 정부가 독일 특파원과 인권운동가들을 체포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가 최근에서야 특파원 등이 석방되면서 다소 완화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를 외교적으로 제재하려는 독일 정치권을 겨냥해 "나치즘이고 파시즘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내년 11월로 예정된 대선·총선을 올해 6월 24일로 앞당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터키 정치권력구조는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바뀐다.
지난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소속된 터키 제1당 '정의개발당(AKP)'이 총력을 기울인 대통령제 개헌 국민투표는 숱한 불공정 경쟁과 부정투표 논란을 일으키며 51% 찬성률을 기록했다.
현재 에르도안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과반을 훨쩍 넘기는 지지율을 보이며 선거전을 압도하고 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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