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시위대 유혈진압 놓고 충돌…양국, 공관장 맞추방
터키, 反이스라엘 행동 '앞장'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시위 유혈진압을 놓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극단적 용어로 설전을 벌였다.
먼저 에르도안 대통령이 가자지구 시위 유혈진압을 격한 어조로 비난했다.
영국을 방문 중인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4일(런던 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인종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가 미국이나 이스라엘 출신이라고 해도, 이 인도주의 비극과 학살을 저주한다"면서 "이스라엘은 테러국가"라고 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튿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반격했다.
그는 히브리어 트위터 계정에 "에르도안은 하마스의 강력한 지지자이니 의심할 바 없이 테러와 살인의 전문가"라고 조롱하고는, "우리한테 도덕설교는 하지 말라고 권한다"고 썼다.
곧바로 재반격이 이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트위터 계정을 통해 "네타냐후는 유엔 결의를 위반하며 무방비 상태인 사람들의 땅을 60년 이상 점령한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 국가의 총리"라고 공격했다.
그는 이어 "네타냐후는 자기 손에 팔레스타인인의 피를 묻히고는 터키를 공격하며 그것을 은폐하려 한다"고 비방했다.
터키 외교부는 이날 앙카라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불러들여 귀국을 명령했으며, 뒤이어 이스라엘도 예루살렘 주재 터키총영사에게 같은 조처로 대응했다.
전날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반미·반이스라엘 시위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어린이 6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약 60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다쳤다.
터키는 이번 유혈사태 이후 반이스라엘 전선의 선두에 서서 이슬람권의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최대 규모 이슬람국 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의 순회 의장인 터키는 18일 이스탄불에서 긴급 OIC 정상회의를 개최키로 결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마하티르 모하맛 신임 말레이시아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OIC 긴급 정상회의에 지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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