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꺾였다"…제조업 취업자 감소에 고용쇼크 수렁

입력 2018-05-1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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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꺾였다"…제조업 취업자 감소에 고용쇼크 수렁
구조조정 여파에 제조업 생산지표까지 하락전환 영향
전문가 "구조적·정책적·경기적 요인 복합 작용"

(세종=연합뉴스) 이 율 이세원 이대희 기자 = 조선과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제조업 생산지표가 악화하며 일자리가 직격탄을 맞았다.
제조업 취업자마저 11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4월 취업자수 증가폭은 10만명대에 머물렀다. 3개월 연속 10만명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정부의 고용목표치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가 꺾이며 제조업 부진이 장기화하고 그에 따라 고용에 악영향이 지속할 것을 우려했다.




◇ 구조조정·최저임금인상 여파 경제지표 '빨간불'…제조업 취업자마저 줄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6만8천명 줄어들며 11개월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조선업 등 구조조정 여파가 남은 데다 제조업 생산지표가 2∼3월에 좋지 않아 후행성이 있는 고용지표에 악영향을 줬다는 게 통계청 분석이다.
의료정밀기기와 기타운송장비, 자동차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줄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조선업 구조조정 영향이 남은 가운데 자동차산업도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감소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제조업 생산지표 악화가 전산업에 영향을 미쳐 취업자수가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생산은 지난 2월에 전년 같은 달보다 7.8% 감소세로 전환한 뒤 3월에도 4.7% 줄었다.
3월 제조업 생산 감소는 자동차(-12.5%)와 조선업이 대부분인 기타운송장비(-20.0%) 부진 탓이 크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전달보다 1.8%p(포인트) 하락한 70.3%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69.9%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생산지표가 꼬꾸라진 여파는 도소매업에서도 나타났다.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6만1천명이나 줄었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영향과 건설업 부진이 겹치면서 취업자수 증가폭은 3개월째 10만 명대에 머무르고 있다.
숙박 및 음식점 취업자수는 2만8천명 줄며 11개월째 감소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 감소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데다가, 시장이 포화상태라 조정 국면인 측면도 있다고 통계청은 전했다.
건설업도 작년 월평균 11만9천명에 훨씬 못미치는 3만4천명 증가하는 데 그쳐 부진을 면치 못했다.



◇ 경제전문가 "경기 꺾였다…연간 취업자수 증가폭 20만명대 하회 가능성"
경제전문가들은 제조업 생산지표는 물론, 수출까지 부진해 경기가 꺾였다고 진단하면서 정부의 연간 고용목표치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이 작년과 같은 32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당초 30만명으로 내다봤던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을 26만명으로 하향조정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최저임금 인상효과, 경기 하강 등 구조·정책·경기 요인이 전방위로 작용해 고용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최저임금 영향에 주력산업인 제조업 위기가 지속되면서 취업자수 증가폭이 부진한 것"이라며 "수출도 반도체 빼고 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같은 고용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이나 물가지표, 경기선행지수를 보면 경기는 꺾였다"면서 "정부 연간 취업자수 증가 목표치 달성은 물 건너갔고 10만명대 달성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고령화와 최저임금 인상 효과, 수출이나 투자 등 제조업 경기 둔화로 취업자수 증가폭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조적, 정책적, 경기적 효과가 모두 작용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상승세는 꺾였다"면서 "연말 취업자수 증가폭이 20만명대는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계속 둔화하는 추세여서 추가 하향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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