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공작위 공식 직책 담당…美상공계와 회견 "양호관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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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으로 외교·통상 정책의 막후 조타수로 여겨진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이 직접 전면에 나서 실무를 주도하고 있다.
1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이 전날 중국 공산당의 최고위 외교안보팀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고 그 진용을 공개한 자리에 왕 부주석이 위원으로 참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정치국 상무위원 퇴임후 중국 지도부에 복귀한 왕 부주석의 직무를 중국 당국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해준 것이다.
중앙외사공작위원회는 시 주석이 주임,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부주임을 맡고 있지만 실제로는 위원인 왕 부주석이 관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정치국 상무위원과 한정(韓正) 부총리도 위원 직함을 받고 있다.
관측통들은 왕 부주석이 중앙외사공작위원회 부주임이 아니더라도 실제 지위는 시 주석 다음이어서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과 함께 위원회의 정책결정 실무를 책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의 대일본, 대인도 관계의 개선도 왕 부주석이 막후에서 조율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중국이 미국과 심각한 통상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경제, 금융, 외교 등 영역에서 풍부한 경력을 쌓았던 왕 부주석이 중국 협상단의 '조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2년 중국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 등 위기 때마다 '특급 소방수' 역할을 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부총리로서 미국과의 전략경제 대화를 이끌었다.
이와 관련, 왕 부주석이 최근 미국 상공업계 대표들과 공개 대화를 가진 것은 막후 조율활동을 주로 해온 왕 부주석의 전면 부상 가능성을 예고한 대목이다.
중국중앙(CC)TV는 지난 14일 메인 뉴스프로그램인 신원롄보(新聞聯播)를 통해 왕 부주석이 미중 양국의 상공업계 대표들을 접견하고 미국측 대표들과 별도 회견을 가졌다고 전했다.
왕 부주석은 이 자리에서 "대등한 상호 이익의 경제무역은 중미 관계의 '밸러스트 스톤'(Ballast stone·철도나 도로의 바닥을 다지려고 까는 돌)으로 양호한 무역관계는 중미 양국 인민의 근본이익에 부합한다"며 "양측은 더욱 깊이 이해하고, 신뢰를 증진하며 대화협상으로 이견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개혁 심화, 개방확대, 무역투자 환경 개선을 약속하며 "양국 상공업계 대표들과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공감대를 모아 중미 무역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공동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춰 그간 대미국 관계의 막후 조타수로 여겨지던 왕 부주석이 미중 무역협상의 최전선에서 직접 해결사로 나서게 될 가능성을 전문가들은 전하고 있다.
왕 부주석의 방미 가능성도 주목된다. 현재 미중 2차 무역협상의 결과에 따라 왕 부주석이 마무리 구원투수로 투입돼 6월 말, 또는 7월 초에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한 바 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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