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매치플레이 방식 골프 대회는 흔치 않다.
연간 40개가 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도 딱 한차례 뿐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는 아예 매치플레이 방식 대회가 열리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매치플레이 대회가 더 낯설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치르는 아마추어 대회가 많지만, 한국에서는 대부분 스트로크 플레이로 순위를 가리기에 프로 선수들도 매치플레이 경험이 없다.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은 국내에서 유일한 매치플레이 방식 프로 대회다. 올해 11회째지만 출전 선수가 64명으로 제한한 탓에 매치플레이를 경험한 선수가 많지 않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 출전한 이지현(22)은 "작년에 처음 나왔을 땐 정말 뭐가 뭔지 몰랐다. 올해는 그래도 조금은 감이 잡힌다"고 말했다. 정상급 투어 프로 선수라도 경력이 오래되지 않았다면 매치플레이가 낯설다는 얘기다.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 출전한 매치플레이 고수들에게 매치플레이의 비법을 물어봤다.
다들 조금씩 다른 답을 내놨지만 공통점은 있었다.
위험을 감수하고 스트로크 대회 때보다 더 집중하라는 게 이들의 조언이었다.
미국에서 주니어 시절을 보내면서 매치플레이 방식 대회에서 제법 많은 우승을 거뒀다는 '여제' 박인비(30)는 "매치플레이 경기 때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먼거리 퍼트를 집어넣거나 칩샷으로 홀인을 하는 등 기가 막힌 장면이 매치플레이 때는 스트로크플레이 때보다 더 자주 일어난다"면서 "아무래도 더 집중해서 경기하기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상대가 그런 기가 막힌 샷을 성공하면 절대 놀라거나 주눅들면 안되는 이유"라면서 "나도 그런 샷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3년 이 대회 챔피언 장하나(26)는 "스트로크 플레이 때는 10%라도 위험하면 시도하지 않는 샷도 매치플레이 때는 반반이라도 감수한다"면서도 "그래도 돌아갈 땐 돌아가야 한다"고 웃었다. 장하나는 또 "버디를 잡아야 할 홀과 파로 막아야 할 홀을 잘 구분해서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고 팁을 전했다.
지난해 이 대회 4강에 올랐던 김해림(29)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16번홀까지 2홀차가 나도 모르는게 매치플레이"라는 김해림은 "앞서고 있다고 방심하거나 뒤지고 있다고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김해림은 또 "상대 선수의 샷에 따라 어떻게 칠 지를 늘 연구해야 한다. 아무 생각없이 경기하면 안된다"고 매치플레이 요령을 밝혔다.
매치 플레이 승률이 유난히 높은 이승현(27)은 "집중력이 중요하다. 사실 부담은 되지만 1명만 제치면 된다는 생각에 더 경기에 집중하게 된다"면서 "스트로크 플레이와 달리 조금 더 공격적인 경기, 버디를 노리는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5년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김지현(27)은 "스트로크 플레이 땐 아무래도 다음 홀도 염두에 두는 플레이를 하게 되지만 매치플레이 때는 일단 지금 치는 홀에만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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