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수요 쟁탈전 점화…제품성능·마케팅·영업역량 정면승부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궐련형 전자담배의 선두주자인 아이코스와 후발주자인 릴이 국내 시장 태동 1주년을 맞아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저마다 비장의 신무기로 고객 쟁탈전을 준비하는 등 '탐색전'은 끝나고 '진검승부'가 시작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릴 플러스의 출시일을 오는 23일로 정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한국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의 국내 출시 1주년을 맞아 언론을 대상으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기로 한 날이다.
KT&G가 자사의 차세대 주자를 전격 출시하며 결과적으로 필립모리스의 잔칫상에 '숟가락'을 얹게 되는 셈이다.
KT&G 관계자는 "몰랐다. 의도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업계에서는 우연의 일치 치고는 묘한 택일이라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코스 미디어데이 일정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며 "예상보다 릴 플러스 출시가 빨라진 것이 오히려 아이코스 일정을 겨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릴 플러스 출시일을 6~7월로 예상했던 만큼 이번 출시는 다분히 아이코스의 1주년 행보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나아가 KT&G의 신제품 출시는 단순 홍보 전략을 넘어 궐련형 전자담배의 교체 주기를 겨냥한 '노림수'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충전용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 특성상 궐련형 전자담배는 통상적으로 사용한 지 1년 안팎이면 성능이 떨어져 교체 주기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1주년이 된 아이코스의 초기 구매객들이 제품 교체를 고민할 시점이 거의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3개월 내 교체 수요를 50만대 이상으로 추산한다.
KT&G가 이 시점을 맞아 아이코스 구매객을 릴 플러스로 흡수하려는 계산된 행보라는 이야기이다.
KT&G의 공세에 맞서 선두주자인 필립모리스와 또 다른 경쟁모델인 글로를 판매하는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도 신무기를 준비하고 있다.
필립모리스와 BAT 모두 정확한 일정과 제품 사양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충전과 청소 기능 등 다방면에서 기능을 향상시키고 디자인을 개선한 차세대 모델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전용담배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유통망도 강화할 계획이다.
승부처는 차세대 모델의 성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국내 시장에서 각사의 영업과 마케팅 역량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국내 전체 담배시장의 10% 상당으로 성장했으며 2020년에는 30%까지 확대가 예상된다. 아이코스의 초반 돌풍과는 다른 시장 판도가 점쳐지는 것이다.
각사는 정확한 점유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유통 채널을 통해 추산한 바로는 현재 아이코스가 50~60%, 릴이 30~40%, 글로가 5~10%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지금까지는 태동기였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성장기"라며 "탐색전이 끝나고 진검승부가 시작되면서 시장이 한바탕 요동칠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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