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병 보선 이준석 공천 확정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설승은 기자 = 바른미래당이 통합한 지 3개월이 지났으나 여전히 '합당 후유증'을 앓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16일 오전과 오후 내내 6·13 지방선거와 같은 날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를 확정하기 위해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방선거와 재보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도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와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계가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기 싸움'을 벌이고 있어서다.
오후 회의에는 "어떻게든 결론 내자"는 목표로 공동대표와 최고위원,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만 남아 회의를 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바른미래당은 공천이 더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지난 14일 공천 방식이 논란이 되는 지역들은 '경선'을 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이날 국민의당 출신이 이런 결정에 '불복'하고, 서울 송파을 재선거 지역에서 '전략공천'을 요구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서울 노원병 보선만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준석 후보의 공천이 결정됐을 뿐이다.
합당 후유증은 공천 문제 말고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날 당에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 기념식에 박주선 공동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하기로 했으나, 유승민 공동대표만 불참하는 것을 놓고 국민의당 출신 사이에서 뒷말이 나왔다.
유 공동대표 측은 "지도부가 다 가니까, 기념식 참석 대신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호남 기반의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은 불만이 있는 것이다.
합당 후 소속 의원들 가운데 당 입장과 별개로 행동하며 '나홀로 행보'를 펴는 이들도 있다.
국민의당 출신 박선숙 의원은 지난 14일 지방선거 출마 국회의원 사직안 처리를 위해 소집된 본회의에 '나홀로' 입장했다. 이날 바른미래당은 드루킹 특검법안의 동시 처리를 주장하면서 민주당 주도 본회의 불참 입장을 정했다.
앞서 박 의원은 야3당 의원 157명이 공동발의한 드루킹 특검법안에서도 빠졌고,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남북회담 및 북미회담 지지 결의안을 당과 별개로 대표 발의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측근으로 분류됐던 박 의원은 통합 논의 후 당 활동에서 자취를 감추고 의정활동에만 전념하며 잠행해왔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이후 출당을 요구하면서 드러내놓고 민주평화당과 보조를 맞춰 활동하는 바른미래당 이상돈·박주현·장정숙 의원 등 '비례 3인방'도 지난 14일 박 의원과 마찬가지로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비례대표 몫으로 20대 국회에 들어온 이들은 통합 이후 당적이 바른미래당으로 넘어왔으나, 사실상 민주평화당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이날 지방선거 슬로건을 확정하려 했으나 의결하지 못했다.
현재 '망가진 경제, 먼저 챙기겠습니다', '경제정당, 바른미래당'이 유력한 슬로건 후보로 올라 있다.
바른미래당은 슬로건을 공들여서 정하느라 늦어진다는 입장이나, 과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이 당명을 정할 때 '바른국민당', '미래당'을 놓고 다퉜던 일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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