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18홀 동안 퍼터로 버디를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한 건 기억에 없네요."
'골프 여제' 박인비(30)는 16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별리그 1회전에서 최혜용(28)을 1홀 차로 간신히 이겼다.
버디는 13번 홀(파3)에서 나온 칩인 버디 하나뿐이었다. '퍼트 달인'이라는 박인비가 그린 위에서 퍼터로 만들어낸 버디가 하나도 없었던 셈이다.
박인비는 "퍼터로 버디를 하나도 못 한 라운드는 기억이 없다"며 웃었다.
"샷 감각은 나쁘지 않았는데 아이언샷 거리감을 맞추지 못했다. 잘 쳤다고 생각한 아이언샷이 그린을 맞고 튀어서 넘어가 버리더라"고 설명한 박인비는 "결국 보기를 하지 않은 게 승인이었다"고 자평했다.
박인비는 이날 승부가 갈린 후반에 어려운 파퍼트를 모두 집어넣었다.
13번 홀 칩인 버디로 동점을 만든 뒤 14, 15, 16, 17번 홀에서 1∼2m 거리 파퍼트를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17번 홀(파4)에서는 거의 비슷한 거리에서 최혜용은 파퍼트를 놓쳤고, 박인비는 성공한 게 승부를 갈랐다.
박인비는 "긴 하루였다"는 말로 힘겨운 승부였음을 인정했다.
"최혜용 선수가 워낙 잘해서 전반에는 큰 실수가 없었는데도 찬스가 좀체 오지 않더라"며 박인비는 "그렇지만 13번 홀 칩인 버디를 잡으면서 불씨를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18번 홀까지 가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고 돌아봤다.
박인비는 8번 홀 티샷을 쳐놓고 천둥과 번개 때문에 2시간 40분 동안 클럽하우스에서 대기해야 했다.
박인비는 "경기 중단에다 18홀을 다 돌아서 에너지가 소진된 느낌"이라면서도 "1회전에서 힘겨운 경기를 한 게 외려 긴장감을 더 높인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또 "1회전에서 18홀을 다 돌아본 것도 다음 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일단 푹 쉬고 주말까지 살아남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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