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선배들 빈자리 느껴지지 않게…포크볼 구사 효과봤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두산 베어스의 초호화 선발진에 '영건' 이영하(21)의 이름이 보인다.
이용찬의 부상으로 '임시'로 나선 선발이었지만, 이제 이영하는 경쟁력 있는 선발 투수로 꼽힌다.
SK 와이번스 타선마저 잠재우면서 이영하의 입지는 더 단단해졌다.
이영하는 16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4피안타 3실점으로 막았다. 두산이 5-3으로 승리하면서 이영하는 시즌 3승(1패)째를 챙겼다. 3승 모두 선발승이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이영하는 1회초 시작하자마자 노수광과 한동민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그는 "이상하게 초반에 제구가 되지 않았다. 마음이 조금 급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나 야수진의 도움으로 이영하는 1회를 무사히 넘겼다.
2회초에는 다소 서둘렀다. 1사 후 정의윤에게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은 이영하는 2사 후 나주환에게도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이영하는 "1회초 수비가 너무 길었고, 경기 전에 비도 많이 왔다. 야수진을 좀 쉬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승부를 너무 서둘렀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이영하는 더는 무너지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이 이영하를 대체 선발로 정한 이유 중 하나도 '회복력'이다. 이영하는 잠시 흔들려도, 금세 제 자리를 되찾는다.
16일 SK전에서도 3회부터 포크볼 구사율을 높여 SK 타선을 요리했다.
이영하는 "포수 양의지 선배의 리드를 따랐다. SK 타자들이 내 직구를 노리는 것 같아서 포크볼 구사율을 높이신 것 같다"며 "예전에는 포크볼을 투심처럼 잡았는데 지금은 포심 그립으로 던진다. 떨어지는 각은 조금 덜하지만, 제구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영하는 차분하게 이닝을 채워갔고, 팀이 원하는 6이닝을 채웠다. 실점도 3개로 최소화했다.
이영하는 그렇게 또 한 번 만족스러운 투구를 했다.
그는 "나는 임시 선발이다. 유희관 선배님도 오셨으니 언제든 불펜으로 이동하거나, 2군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자신의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봤다. 이어 "'선발 선배들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하겠다'는 생각으로 던진다. 매번 마지막 등판이라고 각오하고 마운드에 선다"고 했다.
이영하는 16일 호투로 다음 등판을 또 보장받았다. 이렇게 하루하루 고비를 넘기다 보면, 두산 붙박이 선발이 될 수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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