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DB 비자금 조성 의혹' 조사 박차 가하는 듯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대규모 비리 의혹으로 부패척결 대상으로 지목된 나집 라작 전임 말레이시아 총리의 자택과 아파트, 사무실 등 5개소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됐다.
17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전날 밤 쿠알라룸푸르 고급 주택가인 타만 두타와 스리 퍼르다나에 있는 나집 전 총리의 집과, 부킷 빈탕 거리의 아파트 두 곳, 총리실 등을 대상으로 동시에 수색을 진행했다.
타만 두타 자택의 경우 나집 전 총리가 인근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를 마치고 돌아온 직후 수색이 시작돼 6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나집 전 총리의 변호사 하팔 싱 그레월은 "압수된 문서나 쪽지는 없었고, 경찰은 가방을 비롯한 개인 소유물만 2∼3 상자 분량을 가져갔다"고 밝혔다.
경찰은 압수수색의 목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팔 변호사는 "이번 수색은 돈세탁 관련 법률 위반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4개소에서 어떤 자료와 증거물이 압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나집 전 총리는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최대 60억 달러(약 6조4천억원)의 나랏돈을 국외로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는 2015년 1MDB의 비리 여부를 수사하던 검찰이 자신의 계좌에 7억 달러(약 7천500억원) 상당의 돈이 흘러든 정황을 포착하자 압둘 가니 파타일 당시 검찰총장을 경질하고 측근으로 알려진 모하멧 아판디 알리를 후임으로 앉혔다.
가니 총장은 당시 나집 전 총리를 기소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하지만 지난 9일 총선에서 압승해 61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말레이 신정부는 1MDB 스캔들을 재조사해 나집 전 총리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
나집 전 총리와 부인 로스마 만소르 여사는 지난 12일 인도네시아행 비행기를 타려다가 출국금지 조처됐다.
그의 자택 주변은 17일 현재도 경찰관이 다수 배치돼 접근을 통제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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