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미국과의 2차 무역담판에 IT제조와 농업을 담당하는 고위관리를 새로 투입해 ZTE(中興通信) 제재 완화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1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15일 오후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과 함께 본격적인 협상 일정에 들어갔다.
중국 대표단에는 주요 경제부처의 차관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뤄원(羅文) 공업정보화부 부부장과 한준(韓俊) 농업농촌부 부부장이 새롭게 투입됐다. 두 차관은 이달초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베이징에서 1차 무역협상을 벌일 때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는 IT제조업과 농업 분야가 이번 2차 무역담판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미국의 ZTE 기술수출 제재 및 '중국제조 2025' 보조 중단 요구 문제와 함께 중국이 보복 대상으로 삼고 있는 미국산 농산물 수입과 관련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양측에서 발신하는 우호적인 메시지 속에 중국이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보복관세를 철회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ZTE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중국 대표단에는 이들과 함께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장, 닝지저(寧吉喆)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랴오민(廖岷)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정쩌광(鄭澤光) 외교부 부부장, 주광야오(朱光耀) 재정부 부부장,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단 부대표도 포함됐다.
이강 인민은행장의 협상 참여는 중국의 추가 금융시장 개방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중국 대표단이 미국에 도착하기 전 실무 협상단이 지난주부터 미국에서 현지 유관당국과 긴밀한 협상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표단은 므누신 장관 등과 협상을 벌이는 것 외에도 미 의원들 및 상무부 및 무역대표부(USTR) 당국자들과도 만남을 가질 전망이다. 토머스 도노휴 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중국 대표단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대표단 중에는 이번에 처음으로 현 직책이 공개된 랴오민(50) 부주임이 이채로운 경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베이징(北京)대 경제과를 졸업한 수재로 베이징대의 유명 민요가수로 활동하며 다수의 가곡을 창작한 경력이 있다.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출신의 류 부총리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대학 졸업후 중국 인민은행에 들어가 중국은행 행장 비서,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비서, 상하이 은행감독국 국장을 거쳐 최근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국제경제국장에서 중앙재경위 판공실 부주임에 발탁됐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