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시위대, 테러 무리였다"…국제사회, 실탄진압 책임규명 촉구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시위에 맞서 이스라엘군이 실탄을 동원해 강경 진압하면서 최소 62명이 숨진 가운데 무장정파 하마스는 사망자 대부분이 소속 조직원이었다고 주장했다.
17일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를 장악한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인 살라 바르다윌은 "순교자 가운데 50명은 하마스 소속이고 다른 12명은 (일반) 민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숨진 조직원들이 무장 대원인지, 시위 당시 어떤 행동을 하고 있었는지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이 같은 발언은 이스라엘 측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번 시위가 하마스 측이 기획한 테러라고 주장한 것을 반박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바르다윌은 "이토록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 하마스가 어떻게 (시위를 기획해) 결실을 얻을 수 있겠나"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사망자 다수가 하마스 조직원이라는 발언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에마뉴엘 나흐숀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민중 시위가 없었다는 사실이 세상에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이것은 하마스가 기획한 조직적 테러 무리였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분리 장벽에 접근해 폭발물을 매설하는 등 파괴 시도에 나서 장벽 보호와 대량 침입 사태를 막기 위한 진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여전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62명이 사망하고 3천명에 가까운 팔레스타인인이 부상한 이번 시위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이 '비례의 원칙'을 어기고 비무장 시위대에 과도한 무력을 사용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번에 숨진 어린이와 유아 등 수십명의 평화로운 시민들이 테러리스트라는 사실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지난 14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실탄을 사용한 진압을 당장 멈춰야 한다"며 "생명은 존중받아야 할 권리다. 분노를 억누를 수 없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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