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자문사와 다른 결론…표 대결 향방 주목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현대모비스[012330] 분할·합병이 골자인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국내 자산운용사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찬성' 입장을 밝혔다.
국내외 투자자와 의결권 자문기관 등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관련 이해당사자들 가운데 처음으로 제시된 찬성 의견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날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krx.co.kr)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찬성한다고 사전 공시했다.
이 운용사는 현대모비스 주식 8만6천375주(지분 0.09%)와 현대글로비스 주식 7만503주(지분 0.19%)를 보유하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최근 내부 위원회 심의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찬성하는 것이 주주이자 운용사 입장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공시에서 "현대모비스가 제시한 지배구조 변경 구조는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국내법 규정을 준수한다"며 "해당 안건보다 더 최적의 구조를 제시할 수 없기에 경영인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분할은 자본시장법 규정을 준수, 분할 비율에서 기존 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고 합병 비율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인위적인 행태를 찾을 수 없다"면서 "중장기적으로 현대차그룹의 성장을 통한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현대글로비스[086280]에 대해서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오너의 안정적인 지분 및 경영진 구성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긍정적"이라며 "분할 합병에서 기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전날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대신지배구조연구소와 의결권 자문 계약을 맺고 있다.
앞서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현대모비스에서 분할되는 사업 부문이 비상장 회사로 간주돼 공정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등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서 반대 의견을 권고한 바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의결권 자문사와 다른 입장을 밝히면서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오는 29일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 승산이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ISS, 글래스 루이스 등 대표적인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달아 반대 의견을 권고한 가운데 실제 주주와 운용사들이 주총에서는 자문사들의 의견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해 세계 주요 국부펀드를 위탁 운용한 경험이 있다.
주총 주요 사안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왔다. 지난 6년간(2012∼2017년) 이 운용사의 주총 의안 평균 반대율은 약 10.2%(한국기업지배구조원 집계 기준)로 국내 자산운용사 중 가장 높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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