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페로 "지하는 우리를 보호하고 연계를 만들어주는 곳"

입력 2018-05-17 19:00  

건축가 페로 "지하는 우리를 보호하고 연계를 만들어주는 곳"
이대 ECC 10주년 기념강연…"서울시청 앞 일부 파내 카메라 조리개처럼 개폐되도록"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이화여대의 랜드마크이자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지하 건물'인 이화캠퍼스콤플렉스(ECC)의 창조자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 스위스로잔연방공대 교수가 "지하는 우리와 밀접한 공간"이라고 규정했다.
페로 교수는 ECC 건립 10주년을 맞아 17일 이대 ECC 삼성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우리는 보통 지하에서 나오는 것은 어둡고 불편하다고 인지해왔다"며 "저는 지하라는 공간을 '탈악마화'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하는 사실 외부로부터 우리를 격리하고 보호하는 기능을 하고 여러 다양한 연계를 만들어주는 곳"이라며 "지상과도 상호 연관성이 있다"고 지하 공간의 의미에 가치를 부여했다.
페로 교수는 프랑스 파리 시테 섬, 프랑스 대도서관 등 지하의 활용도를 높인 공간과 건축물을 보여주며 자신이 자문을 맡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조성 계획도 공개했다.
페로 교수는 "역사적 건축의 틀은 유지하되 현대적 활동에 맞게 재편해야 한다"며 "기존 지하철역과 시청앞 광장을 연계해 활용하는 방안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장의 일부를 파내서 도서관과 시청의 기능을 확장할 것"이라며 "광장의 지면이 (위에서 보면) 카메라 조리개처럼 열렸다가 닫혔다가 할 수 있도록 변모시킬 것"이라고 구상을 전했다.
페로 교수는 자신의 건축과 ECC 설계가 공동체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는 작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각자 자기 혼자의 구멍을 팠고, 이웃과 연결되지 않았다"며 "이화에서 한 작업은 같이 공간을 준비하고, 파고, 공유하는 것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건축이 마련한 공간에서 공동체의 삶이 진행되고, 이 (ECC가 만들어낸) 경관을 통해서 다양한 네트워크가 발전하고, 그것이 건물과 건물을 연결한다"며 "이 모든 것의 시작은 ECC였다"고 ECC의 설계에 의미를 부여했다.
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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