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이 '제2 그렌펠 참사'를 막기 위해 고층빌딩 외장재에 가연성 소재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임스 브로큰셔 영국 주택·지역사회·지방행정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고층빌딩 규제 재검토 보고서와 관련한 정부 입장을 묻자 이같이 밝혔다.
브로큰셔 장관은 "정부는 고층 주거용 빌딩에 가연성 소재와 외벽 마감재(클래딩) 시스템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6월 24층짜리 런던 공공 임대아파트 그렌펠타워에서 화재가 발생해 모두 71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밤중에 발생한 화재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사용한 가연성 외장재가 불쏘시개로 작용하면서 참사로 이어졌다.
이후 영국 정부는 노후 고층아파트 외장재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빌딩 규제와 화재 안전 시스템에 허점이 없는지를 독립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을 지시했다.
그러나 엔지니어 주디스 해킷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가연성 소재 사용금지 방안은 담기지 않았고, 이는 야당을 포함한 광범위한 비판을 불러왔다.
해킷은 현재 규제 하에서도 외벽 마감재 사용을 금지하는 등 제도는 갖춰져 있지만 원칙과 규제에 대한 무시가 참사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노동당 주택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존 힐리는 "정부의 빌딩 안전에 대한 재검토 결과가 고층빌딩의 가연성 소재 사용에 청신호를 줬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즉각적으로 가연성 소재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가연성 소재가 여러 빌딩에서 사용된 만큼 이를 금지할 경우 건설업계는 물론 주택 임대업자 등에게 큰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공공 고층건물에 사용된 안전하지 않은 외벽 마감재를 대체하기 위해 4억 파운드(한화 약 5천800억원)를 지방정부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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