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性인권은 몇점?'…경기도교육청 지표 개발

입력 2018-05-21 07:14  

'우리 학교 性인권은 몇점?'…경기도교육청 지표 개발
성 관련 범죄 예방 대책…경기도교육연구원과 연구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왜 우리 학교는 남학생부터 번호 1번을 매길까?", "왜 여학생 교복만 주로 치마일까?"
경기도교육청이 '학교 성 인권 지표'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21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경기도교육연구원과 학교 성 인권 지표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에 나섰다.
학교 구성원이 스스로 성 인식 등이 올바른지 점검하고, 문제가 있다면 대책까지 자발적으로 마련하자는 게 연구의 목적이다.
도교육청은 지표를 통해 학교의 성 인식문화, 제도 수준 등을 계량해 수치화한 '지수'로 나타낼 계획이다.
애초 도교육청은 최근 1년 사이 학교에서 성희롱과 성추행 등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예방 대책 중 하나로 학교 구성원의 성폭력에 대한 인지 정도를 묻는 '체크리스트'를 만들 방침이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연구원은 단순 체크리스트보다 '지수'를 통해 전반적인 학교의 성 인권 수준을 체감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보고 도교육청에 이를 제안했다.
도교육청과 도교육연구원은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학교 현장 전문가들과 논의해 올해 말까지 지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어 일부 학교를 대상으로 파일럿 테스트할 방침이다.
현재 기업에서 사용하는 성 평등이나 성희롱 위험 정도를 확인하는 지표가 개발돼 있기는 하지만, 학생과 교사, 교직원 등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있는 학교에는 적용하기 힘들다.
도교육연구원 관계자는 "체크리스트는 '그렇다/아니다' 중 하나에 표시하면 끝인 데 비해, 성 인권을 지수화하면 결과를 갖고 다른 학교와 우리 학교를 비교해볼 수 있고, 지수가 낮게 나오면 인식과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스스로 정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까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특성에 맞는 성 인권 지표는 다른 시도에도 만들어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해 타당성을 인정받는 지표가 만들어지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여름 경기도에서는 여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남자 교사 2명이 여학생 72명을 1∼2년가량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교육현장에 충격을 줬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경기도교육청은 '성 인권 보호 특별대책위원회'를 운영하며 성 범죄 예방 및 대응체계를 수립하고 있다.
올해 3월 평택의 한 여중·여고 학생들은 "남 교사 여러 명으로부터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라며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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