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팽창 도시 김해, '도시디자인'으로 거듭난다

입력 2018-05-20 09:05  

급팽창 도시 김해, '도시디자인'으로 거듭난다
전국 최초 도시디자인과 설치 후 효과 가시화…과제도 많아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대도시인 부산과 가까워 급팽창을 거듭해온 경남 김해시가 도시관리상 제기돼온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2000년부터 시도해온 '도시디자인' 작업이 점차 효과를 내고 있다.
김해시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향상하기 위해 2000년 10월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도시디자인과를 신설한 이후 도시디자인의 근간이 되는 각종 시책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왔다고 20일 밝혔다.
도시는 여러 가지 길을 거쳐 성장·발전하고 변화하는데 디자인으로 성장·발전하고 변화하도록 유도해나가는 것이 김해시 목표다.



구체적으론 도시디자인, 도시재생, 광고물 정비 등 3대 축으로 '가야왕도 김해'를 되살리는 것이다.
도시디자인과가 팀으로 격하되는 등 곡절도 없지 않았지만 18년에 걸친 도시디자인 추진으로 성과가 도시 구석구석에서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김해시는 새로 개발되는 지역보다 경관 환경이 열악한 원도심과 주택 밀집지역, 도시구조물 등 상대적으로 경관훼손이 심한 곳을 대상으로 도시미관 향상과 함께 사회 문제도 해결하는 공공디자인 기법을 적용한다.
진영 대흥초등학교 주변과 삼계동·어방동 등에 거리미관 정비 사업을 펴 어둡고 칙칙한 경관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범죄예방환경설계 개념을 적용한 '셉테드 기법'을 도입, 좁은 골목길로 어둡고 방범에도 취약했던 무계동 일부 지역에 방범용 폐쇄회로(CC)TV, 비상벨, 반사경 등 생활방범시스템을 설치하면서 동시에 노후담장에 도색을 하고 주민쉼터를 조성하기도 했다.
시는 난립한 도시색채를 정비하고 가야왕도 이미지를 형성하려고 도시색채 가이드라인도 수립해 활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대학에 용역을 줘 김해만의 이미지색과 상징색을 선정, 타 도시 경관과 차별화된 도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김해 대표색을 정하기 위해 1천 장 이상의 사진을 찍고 시민여론을 조사해 상징색 명칭을 수로왕과 녹색을 합쳐 '수로녹색'으로 정했다. 함께 어울릴 기조색으론 고분밝은갈색, 가야갑옷철색이 선정됐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잘 읽히고 정돈된 김해라는 일관된 시각문화를 정립하는 차원에서 김해시 전용서체인 '김해가야체'도 개발했다.
김해시는 낮뿐 아니라 밤 풍경이 아름다운 도시형성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2016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한 '김해시를 디자인하다'란 마스터플랜을 토대로 경전철 야간경관 조명 설치, 교량경관연출, 장유 중앙광장 경관개선, 율하천 카페거리 특성화, 무계 먹자촌 디자인경관 조성 등이 좋은 예다.
시가 도시디자인의 중요 분야로 쇠퇴하는 원도심을 진단해 체계적으로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사업에도 주력, 중앙공모사업으로 국·도비를 확보하고 최근엔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다어울림광장 조성, 동상동 주차타워 건설, 생활문화센터 건립, 회현연가 조성 등 사업이 구체화해 시행된다.
특히 '포용과 화합의 무계'란 이름으로 선정된 무계지역 도시재생뉴딜사업은 2017년 신규 사업 중 대상지 위치가 가장 좋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는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삼방동과 내외동지역에서 대상지를 선정해 공모 신청을 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시는 건물의 가치상승, 도심의 경관개선 등을 위해 불법 광고물 단속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이러한 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과제도 많다.
김해시 인구는 2000년 32만8천 명에서 올해 53만3천 명으로 18년 새 60% 이상 급증했다. 중소기업 역시 2001년 5월 3천25곳에서 지난해 말 7천539곳으로 1.5배가량으로 폭증했다.
도시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주거와 상업·문화 공간의 배치, 원도심과 신도시 간 조화와 역할 분담 등이 큰 과제다.
또 우후죽순처럼 지속해온 기업체 개별입지에 따른 난개발도 가장 난제였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김해시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디자인분야에서 가야역사와 함께 김해를 움직이는 또 다른 축이 7천500여 개 중소기업인 점은 인정한다.
그런데 중소기업이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이면서도 도시 난개발의 대명사로 언급되는 양면성을 가지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개별 입지한 업체들을 산업단지로 집단화하는 동시에 기본경관계획 재정비 등을 통해 전혀 다른 성격으로 보이는 가야역사문화와 중소기업을 디자인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창근 김해시 도시디자인과장은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살고 싶은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장기적 안목으로 도시미관·생활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시민들의 삶의 질 확보를 위해 더 노력하고 연구하겠다"라고 말했다.
b94051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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