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반부패위, 나집 전 총리 내주 소환…비자금 의혹 조사

입력 2018-05-18 20:23   수정 2018-05-18 20:30

말레이 반부패위, 나집 전 총리 내주 소환…비자금 의혹 조사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가 대규모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아 온 나집 라작 전임 총리를 내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18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언론은 정부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MACC가 이날 오후 쿠알라룸푸르 시내 자택에 머무는 나집 전 총리에게 22일 MACC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소환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국영투자기업 1MDB의 옛 자회사인 SRC 인터내셔널에서 4천200만 링깃(약 114억 원)이 빠져나와 나집 전 총리의 계좌로 흘러들었다는 의혹 때문으로 보인다.
나집 전 총리와 측근들은 2009년 설립된 1MDB를 통해 최대 60억 달러(약 6조5천억 원)의 공적자금을 해외로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는 2015년 1MDB의 비리 여부를 수사하던 검찰이 자신의 계좌에 7억 달러(약 7천500억 원) 상당의 돈이 흘러든 정황을 포착하자 당시 검찰총장을 경질하고 측근으로 알려진 모하멧 아판디 알리를 후임으로 임명했다.
아판디 총장은 문제의 7억 달러가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정치기부금이라면서 수사를 종결했다.

MACC는 이와 별개로 SRC 인터내셔널을 통해서도 나집 전 총리에게 돈이 전달된 증거를 확보해 검찰에 전달했지만, 아판디 총장은 이를 무시했고 나집 전 총리는 이듬해 MACC 위원장을 자진 사퇴시켰다.
하지만, 지난 9일 총선에서 승리해 61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말레이 신정부는 1MDB 스캔들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
신정부 인사들은 검찰이 무시했던 SRC 인터내셔널을 통한 비자금 전달 정황을 먼저 수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6일 밤부터 나집 전 총리의 자택과 아파트, 사무실 등 6곳을 수색해 1MDB 관련 자료와 함께 대량의 사치품과 현금을 압수했다.
나집 전 총리는 지난 12일 부인 로스마 만소르 여사와 함께 인도네시아행 항공편에 탑승하려다 출국금지 조처된 뒤 가족들과 함께 자택에 머물러 왔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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