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담판 '미니딜' 근접…"2천억달러 디테일 남았다"

입력 2018-05-19 06:33  

미중 무역담판 '미니딜' 근접…"2천억달러 디테일 남았다"
ZTE제재·농산물관세 맞교환 속 '적자 감축案' 막바지 협상
'지재권·중국제조2025' 민감 현안 의제서 배제한 듯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2차 무역협상에서 합의점에 어느 정도 근접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이틀째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미·중 대표단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가 각각 이끄는 미·중 대표단은 수차례 비공개 접촉을 이어갔지만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그렇지만 서로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민감한 이슈를 제외하면 어느 정도 입장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양국의 무역갈등이 풀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아직 딜(합의)이 이뤄지진 않았다"고 밝혔다.
우선 양측 당국 차원에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렸던 미국산 수수에 대한 조사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보복관세를 철폐하고, 비관세 장벽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팜 벨트'(농장지대·Farm Belt) 표심과 직결된 품목들이다.
미국이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장비업체인 ZTE(중싱·中興 통신)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겠다는 유화 메시지를 보낸 데 따른 화답으로 해석된다. ZTE는 대북·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 철퇴'를 맞고 존폐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미국의 'ZTE 제재'와 중국의 '농산물 관세'를 맞바꾸는 방식으로 협상 테이블에 훈풍을 제공한 셈이다.



실질적인 협상의 초점은 중국의 대미(對美) 무역흑자 감소에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이 이달 초 1차 무역협상에서 '2020년까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최소 2천억 달러 감축해달라'고 요구했고, 이번 2차 협상에서 중국 대표단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항공기·반도체·천연가스 등을 추가로 사들이는, 일종의 쇼핑리스트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3천75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대미 흑자는 반 토막 나게 된다.
중국 외교부는 '2천억 달러 감축설'을 부인했지만, 워싱턴 안팎에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커들로 NEC 위원장은 '2천억 달러 이상'을 축소하기 위한 제안을 중국 측이 제시했다고 확인했다.
로이터통신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업계 관계자들을 상대로 2천억 달러 무역적자 감축의 실현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IT 제품의 대중국 수출 문턱을 낮추는 문제를 놓고 재무부가 IT업체들의 의향을 타진했다"고 말했다. 미국 농업부도 농산물 업자들을 상대로 얼마나 대중 수출물량을 늘릴 수 있는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는 앞으로 1~2년간 중국의 대미 흑자감소 규모는 최대 600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천억 달러 목표치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하겠다고 나서더라도 미국 업계의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생산량 증가 없이는 다른 국가로의 수출물량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즉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방식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2천억 달러'의 디테일에서 해법이 마련된다면 미·중 2차 무역협상은 사실상 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가장 휘발성 있는 민감한 현안들은 '후속 과제'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중국의 첨단분야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에 대한 지원 중단, 미국 IT 기술에 대한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방지 등이다. 이들 현안은 글로벌 기술 패권과도 맞물린 것이어서 양측 모두 쉽게 양보하기 어려운 분야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핵심적인 이슈들은 이번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면서 "미·중 대표단 모두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 이후로 핵심 현안들을 미뤄두면서 일단 생산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미니딜'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2차 협상에서 타협이 이뤄지더라도 향후 무역충돌의 뇌관은 살아있다는 의미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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