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사진촬영회 악습 만연"…내부고발·폭로 잇따라

입력 2018-05-19 09:50   수정 2018-05-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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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사진촬영회 악습 만연"…내부고발·폭로 잇따라
'피팅모델 성추행' 사건에 사진계 "평범한 촬영회로 속이는 경우 많아" 경고
미성년자 모델도 "비슷한 피해"…청와대 청원은 사흘 만에 16만 명 돌파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유명 유튜버 양예원 씨가 3년 전 피팅모델 촬영회에서 성추행당했다고 호소하며 경찰에 고소한 뒤 아마추어 사진계에 유사한 일이 많다는 주장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다른 모델은 물론 사진작가들도 업계 내부에서 보고 들은 실태를 고발하며 경고하고 나섰다.
한 여성 사진작가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모델 구인 사이트나 포털 카페 등에 가면 촬영회에 나올 모델을 구하는 광고가 많다"며 "평범한 촬영회인 척하지만, 촬영회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될지 모델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촬영회에 참가할 사진가들을 모집하는 글을 보면 '모델이 착용한 옷을 판매한다', '모델은 나이가 몇 살이고 신체 사이즈가 어떻다' 등의 내용이 있는데 모델은 이런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델에게도 어떤 옷을 입게 될 것인지 등을 알려주지 않고 그저 평범한 피팅모델이나 특수 아르바이트라고만 설명한다"며 "저도 그런 현장에 가본 적이 있는데, 대부분 남성인 사진작가가 많게는 20명까지 있는 상황에서 모델이 뭐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델분들 만나보면 상당수가 그런 경험이 있었다고 얘기한다"며 "지금까지 피해 폭로나 공론화 시도도 많았는데 영화나 방송 같은 쪽보단 관심이 덜한 분야라 제대로 정화가 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런 촬영회에 사진가로 참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마추어 동호인들이며 전업 작가는 거의 없을 것으로 추측했다.


사진작가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에는 "비공개 촬영회 속 나쁜 문화를 고발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소비하고 이를 사진으로 남기는 악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사진계 속에서 잘살고 있다"며 "이들은 촬영회 수요에 맞춰 모델을 공급하기 위해 피팅모델 알바 구인광고 등 다양한 수법을 쓴다"고 경고했다.
또 "비공개 촬영회가 아니더라도 여성 모델에 대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고 은폐된다"며 "동의 없이 신체 특정 부위를 촬영하고 소장하거나 자세를 잡아준다며 신체 접촉을 일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촬영회 중 일어난 성추행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경찰은 유튜버 양씨와 그의 동료 이소윤 씨의 고소장을 받아 고소인인 두 사람을 조사했고, 피고소인 조사를 준비 중이다.
양씨 등은 3년 전 서울 마포구 한 스튜디오에 피팅모델 알바인 줄 알고 촬영하러 갔다가 반나체 상태를 강요당하고 성추행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최근 페이스북에 올리고 경찰에 고소했다.
미성년자 모델 유예림 양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포구의 다른 스튜디오에서 양씨 등과 비슷한 피해를 봤다는 글을 올렸다.
경찰은 유양이 올린 글의 내용을 확인하고 유양과 접촉해 고소 의사 등을 파악하고 있다.
'촬영회 중 모델 성추행'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도 번졌다.
한 네티즌이 양씨 사건을 엄중히 다뤄달라는 취지로 양씨의 페이스북 글을 붙여넣어 지난 17일 올린 청원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16만 명이 넘는 사람이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한 달 안에 20만 명이 동의하면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답변해야 한다.
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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