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박인비 앞에 오그라드는 상대 선수들

입력 2018-05-19 17:40  

진화하는 박인비 앞에 오그라드는 상대 선수들



(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박인비(30)가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강해지고 있다.
박인비는 19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8강전에서 박채윤(24)을 9홀차로 제압했다.
박인비는 "아이언샷 감각도 살아났고 퍼팅도 잘 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박인비는 8강전을 불과 11개 홀 만에 승리로 마무리했다.
1라운드와 2라운드를 18홀까지 가는 접전을 치렀던 박인비는 3라운드는 16번홀, 16강전은 14번홀에서 끝냈다.
박인비는 1라운드에서는 아이언샷과 퍼팅 모두 좋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특히 경기 초반에는 버디 기회에서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았고 후반에는 아이언샷이 그린을 자주 벗어나 파세이브에 급급했다.
버디는 칩인 버디 하나뿐이었다.
2라운드에서는 어프로치 실수가 자주 나왔다. 박인비는 "퍼트가 따라 줬다"면서도 "하지 말아야 할 실수가 적지 않았다"고 반성했다.
3라운드가 끝나자 "어프로치와 퍼트가 잘 됐다"면서 "그래도 아직 아이언샷 거리감이 불완전하다"고 볼멘소리를 내놨다.
경기력에 결함이 있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시인한 박인비는 그러나 다음날이면 그 결함을 고쳐서 등장했다.
조별리그를 마치고 "한국 잔디 적응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던 박인비는 8강전을 마친 뒤 "나흘째 5라운드를 치르다 보니 요령이 생긴다"고 말했다.
아이언샷 거리감, 쇼트게임, 퍼팅 등 하나씩 빠져있던 퍼즐을 차근차근 맞춰가면서 '완전체'로 진화한 셈이다.
날마다 진화하는 자율학습 인공지능 같다고들 했다.
게다가 박인비를 상대하는 선수들은 연일 무기력했다.
8강전에서 만난 박채윤은 11번홀까지 버디를 1개도 잡아내지 못했다. 보기만 4개나 쏟아냈다.
잔뜩 위축된 기색이 역력했다. 승부를 지레 포기하는 장면도 더러 있었다. 두번째샷이 물에 빠지자 박인비의 샷을 기다리지도 않고 홀 패배를 선언했고 11번홀에서는 2m 버디 퍼트가 들어가지 않자 비슷한 거리의 버디 퍼트를 앞둔 박인비에게 컨시드를 줬다.
앞서 16강전에서 박인비를 상대한 김혜선(21)도 14번홀까지 버디 1개를 잡아내지 못하는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무릎을 꿇었다.
조별리그에서도 박인비의 경기력이 최상이 아니었지만, 상대 선수들은 실수를 연발하며 제풀에 무너졌다.
박인비는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해본 선수들인데 왜 그렇게 긴장하고 압박감을 받는지 잘 모르겠다"고 안쓰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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