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미술관 주인공으로 초대받다

입력 2018-05-20 08:00  

애니메이션, 미술관 주인공으로 초대받다
일민미술관서 '플립북: 21세기 애니메이션의 혁명' 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프랑스 작가 쥘 베른 '해저 2만리'는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과학 소설이다. 이 소설은 1907년 3월 일본 한인 유학생들이 만든 잡지 '태극학보'에 '해저여행기담'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조국 근대화 기여와 국민 계몽이라는 목적에 따라 수정과 첨삭이 가해진 '해저여행기담'은 이듬해 5월 11화를 끝으로 연재가 중단됐다.
18일 일민미술관에서 개막한 '플립북: 21세기 애니메이션의 혁명'은 111년 전 중단된 '해저여행기담'을 4차 혁명 시대에 이어쓰기 혹은 다시쓰기 하는 자리다.
고등어, 노상호, 무진형제, 박혜수, 스튜디오 yog, 전소정, 최성록, 홍은주×김형재 등 여덟 명(팀) 예술가들이 1층에서 회화, 설치, 퍼포먼스, 영상,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포스터,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매체로 각자 후속편을 보여준다.



노상호는 '해저 2만리'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이미지들을 한데 모은 뒤, 이를 먹지로 덧대어 베껴 그린 그림을 구조물에 부착했다.
고등어는 어머니를 잃은 남자가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이야기인 롤랑 바르트 '애도일기' 서사와 사회 시스템을 버리고 잠수함을 만들어 바닷속에 사는 네모 선장의 서사를 비선형적으로 연결한다.
무진형제의 '궤적-목하, 세계진문'은 노틸러스함에서 관찰 일기를 썼던 아로낙스 박사가 세계를 탐구했던 시선, 근대적 시스템 구축을 향한 열망을 현대인의 욕망을 상징하는 롯데타워에 대입했다.
전소정의 'G'는 소리 반향을 통해 자신이 어디 있는지를 가늠하는 움직임으로 지도를 그려나가는 영상 작품이다.
2층 '동화제작소'는 별도 전시로 느껴질 정도로 분위기가 다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동시대 작가주의 애니메이션 감독들 작품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에서는 각 애니메이션 특성과 미감을 보여준다.
8월에 개봉하는 오성윤의 '언더독', 안네 마그누센의 '75개의 언어를 하는 남자'(2016), 카르틴 로테의 '1917, 붉은 시월'(2017),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대상을 받은 이성강의 '마리 이야기' 등이 소개된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정승완 일민미술관 큐레토리얼어시스턴트는 "보통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서브 컬처라고 인식하는데 동시대 예술로서 애니메이션 장르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전시"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8월 12일까지.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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