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관 남겨두고 G2 통상갈등 봉합…中, 트럼프에 일단 '백기'

입력 2018-05-20 06:04  

뇌관 남겨두고 G2 통상갈등 봉합…中, 트럼프에 일단 '백기'
'트럼프 텃밭' 미국산 농산물·에너지 수입 늘리기로
"불균형 해소 실현가능성 의문"…민감현안 '中 지식재산 침해' 구체적합의 없어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두 차례 고위급 담판 끝에 무역협상을 타결했다.
양국 경제·무역대표단은 19일(현지시간) 오후 공동성명을 통해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가 각각 이끄는 미·중 대표단은 이번 주 워싱턴DC에서 2차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이달 초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한 1차 협상을 통해 서로의 속내를 파악했다면, 후속 성격의 이번 담판에서 합의 가능한 범위의 공통분모를 끌어낸 셈이다.
'디테일'을 실무회담으로 미뤄둔 데다 휘발성이 강한 이슈까지 모두 아우르는 '빅딜'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었던 주요 2개국(G2) 통상전쟁 우려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美 압박에 일단 백기…中 "무역흑자 줄이고 지재권 규정 개정"
외견상으로는 중국이 미국에 '백기'를 든 모양새다. 중국에 대해 전방위적인 통상압박을 가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상대로 양국 간 무역 전쟁에서 초반전 승리를 거두며 기선을 제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점은 크게 두 가지 이슈에 맞춰졌다.
연간 3천75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대미(對美) 무역흑자를 사실상 반토막 내고,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전자가 무역 불균형을 재조정하는 개념이라면, 후자는 글로벌 기술 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겨냥하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합의문에는 이들 사항이 모두 담겼다.
양국 대표단은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대미 상품수지 흑자를 상당폭 줄이기 위해 효과적인 조치를 하자는 공감대를 이뤘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상품·서비스 구매를 상당폭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미국의 수출확대 품목으로는 '농산물'과 '에너지'를 명시했다.
앞서 중국 대표단은 미국 측에 항공기·반도체·천연가스·농산물 등 '쇼핑리스트'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제시한 쇼핑목록 가운데 최첨단 품목들은 공동성명에서는 빠진 셈이다.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견제 장치도 원칙적인 수준에서 언급됐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지적 재산권 보호를 가장 중시하겠다"면서 "중국은 특허법을 포함해 해당 분야의 법·규정에 대해 적절한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치적 성과물"…'중국제조 2025'도 뇌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양보를 끌어내며 정치적 승리를 거뒀지만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이대로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엔 어렵다. 언제라도 살아날 수 있는 갈등의 불씨가 적지 않다.
미국 실무팀이 중국을 방문해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실제로 중국의 대미 흑자가 대폭 줄어들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무역 불균형은 '소비대국' 미국과 '글로벌 생산공장' 중국의 구조적 차이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을 대폭 늘리겠다고 하더라도, 그만큼 미국의 생산량이 늘어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미 '완전고용'을 바탕으로 미국의 잠재성장력은 '풀가동'되고 있다.
게다가 비교적 저가의 '농산물'과 '에너지'만으로는 중국의 무역흑자를 대폭 감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많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고가의 최첨단 IT·항공기 및 방위산업 제품을 모두 포함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치(2천억 달러)까지 대중 수출을 확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공동성명에 명시된 농산물과 에너지 기준으로는 대두(콩)에서 50억 달러, 천연가스·석탄·원유 등 화석연료에서 90억 달러가량 수출증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공동합의문에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브레드 세서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수학적인 결과물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농업·에너지 업계에 도움이 되는 범위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상황에 따라 무역갈등이 재발할 여지는 적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의 최첨단 산업진흥책인 '중국제조 2025'가 이번 협상의 의제에서 배제된 것도 잠재적인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 당국의 '중국제조 2025' 지원을 중단하라고 압박해왔지만, 중국은 전혀 양보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핵심적인 이슈들은 이번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도 않았다"면서 "미·중 대표단 모두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 이후로 핵심 현안들을 미뤄두면서 일단 생산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미니딜'에 주력했다"고 전한 바 있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