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리그에서 우승하고 싶어서 돈을 포기하고 결정"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배구여제' 김연경(30)이 터키리그 복귀를 결정한 데에는 대표팀 어린 선수들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다.
김연경은 20일 경기도 수원시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에서 열린 2018 수원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여자대회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오는 22일부터 사흘간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되는 독일(22일), 러시아(23일), 이탈리아(24일)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마련된 기자회견이었지만 관심의 초점은 김연경의 터키행 소식이었다.
김연경은 전날 터키 여자배구 엑자시바시와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김연경은 2011-2012시즌부터 2016-2017까지, 6시즌 동안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활약한 뒤 터키를 떠나 중국 상하이로 이적했다. 경기 수가 적고, 한국과 가까워 대표팀에 합류하기 편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2017-2018시즌 상하이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김연경은 중국 잔류와 터키리그 재진출을 놓고 고민 끝에 최고의 무대를 찾아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섰다.
김연경은 "아직은 몸이 괜찮다고 생각했다. 전성기일 때 한 번 더 큰 리그에서 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과 대화를 했는데, 선수들도 터키에서 뛰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선수들의 의견이 다양하고, 결정하는데 힘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장난삼아 아무나 지나가는 선수를 붙잡고 '터키야, 중국이야'라고 물어보기도 했다"며 "그런데 어린 선수들 대다수가 터키에 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현재 해외에서 뛰는 우리나라 선수가 없어서 조금이라도 한국배구를 알리고 좋은 모습 보이기 위해서 좋은 리그에서 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돈을 포기하고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엑자시바시는 이스탄불을 연고로 하는 팀으로 김연경의 전 소속팀 페네르바체, 중국 에이스 주팅이 뛰는 바크프방크와 함께 터키리그 정상을 다투는 팀이다.
김연경은 "(발리볼네이션스리그 1주차 경기가 열린) 중국으로 가기 전에 어느 정도 합의를 했다. 하지만 계약은 어제 한국에 (구단 관계자가) 와서 마무리지었다"며 "가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잘할 거라고 믿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엑자시바시에 대해 "팀 구성이 너무 좋다.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골랐다. 더 좋은 배구를 보여드릴 수 있는 팀을 골라서 가는 것이다. 기대되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연경은 터키리그에서 이미 오랜 기간 뛴 터라 적응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엑자시바시가 선수들의 환경을 잘 만들어주고, 지원도 좋다는 이야기를 터키에서도 들었다. 배구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주 친한 선수는 없지만, 터키리그에서 함께 뛰었던 선수도 몇 명 있어서 적응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김연경은 오랜 타지 생활로 인한 외로움과 관련한 질문에는 "어디든 해외에서 뛰면 외롭다. 사실 중국보다는 터키에 있을 때 동료들과 잘 어울리면서 재미있게 지냈다. 부모님도 터키가 좋을 것 같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실 페네르바체에 있을 때도 엑자시바시로 옮기려고 하다가 막판에 결렬된 적이 있다. 그래서 팀 매니저끼리 싸우기도 했다. 엑자시바시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시즌이 끝나고 연락이 왔다"고 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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