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 뇌종양 수술, 동생 구본준 부회장에게 그룹경영 맡겨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집무실에 자주 출근하는 등 비교적 건강했으나 올해 들어 상태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구 회장은 지난해 두 차례 뇌종양 수술을 받았는데, 작년 말 두 번째 수술 이후에 기력이 약해지면서 통원 치료를 받다가 최근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룹이 공개했던 구 회장의 마지막 공식 외부 일정은 지난해 9월 5일 서울 마곡지구 'LG사이언스파크'의 마무리 건설 현장 시찰이었다.
고인은 2015년 12월 연구동 건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당시 영하의 날씨에도 직접 건설현장을 둘러보는 등 LG사이언스파크에 큰 관심과 애착을 보여왔는데, 마지막 공개 일정을 여기서 소화한 셈이 됐다.
앞서 작년 3월에는 서울 양재동 LG전자[066570] 서초 R&D캠퍼스에서 열린 '연구개발 성과회'와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혁신 한마당' 행사에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함께 잇따라 참석했다.
또 같은 해 2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LG 테크노 콘퍼런스'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 석·박사 과정의 젊은이들과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6년 12월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도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대안으로 미국 '헤리지티재단' 모델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답변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올 1월 LG그룹의 최대 연례행사 가운데 하나인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동생인 구본준 LG 부회장이 회의를 주재하면서 구 회장의 '건강 이상설'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이후 그룹 차원의 공식 일정이나 경영회의 주재 등은 모두 구본준 부회장이 소화하면서 사실상 경영 전반을 맡겼다는 추측이 나왔다.
이후 구 회장이 악성 뇌종양의 하나인 교모세포종으로 수차례 수술을 받았다는 소문이 재계 안팎에서 돌았고, LG그룹 내에서도 "그룹 경영권 승계를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특히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후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LG그룹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사내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다음 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확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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