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첼시 구단주, 비자 갱신 못해 영국행 가로막혀

입력 2018-05-21 11:25  

러시아 출신 첼시 구단주, 비자 갱신 못해 영국행 가로막혀
아브라모비치, 첼시 우승 FA컵 결승 참석 못해…영·러 갈등에 유탄?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구단주인 러시아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51)가 비자 갱신 지연으로 영국에 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스파인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66)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으로 촉발된 영국·러시아 외교관계 경색의 '불똥'이 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브라모비치의 영국 비자가 만료됐지만, 영국 당국이 아직 비자 갱신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로이터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언론은 아브라모비치의 비자가 3주일 전에 만료됐으며 그가 자가용 비행기로 지난달 1일 런던을 방문한 것이 마지막 영국행이었다고 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새로운 비자를 받지 못해 19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에 참석하지 못했다. 첼시는 이날 맨유를 1-0으로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아브라모비치를 잘 아는 인사는 그의 비자가 거부된 것은 아니지만 비자 갱신에 통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는 데다가 그 이유도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벤 월리스 영국 내무부 부장관은 "우리는 일반적으로 개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브라모비치의 비자 문제는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암살기도 사건으로 영국과 러시아가 상대방 외교관들을 대규모로 맞추방하는 등 양국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불거졌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계된 러시아 고위관료,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의 부패 문제 등을 다룬 지난 1월 미국 재무부의 '크렘린 보고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1990년대 석유산업에 뛰어들어 부를 일군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첼시를 인수해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가장 성공적인 팀 가운데 하나로 변모시키는 데 일조했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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