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극우폭력 기승…다양성 보장한 시장 몰매맞아 입원

입력 2018-05-21 11:10  

그리스 극우폭력 기승…다양성 보장한 시장 몰매맞아 입원
EU '그리스인의 모범·등불' 칭송한 테살로니키 시장
모스크·홀로코스트 기념관 건립·성소수자 옹호에 극우세력 불만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최근 극우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그리스에서 다문화·다양성에 대한 포용을 강조해온 한 시장이 극우 세력에 몰매를 맞아 입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의 야니스 부타리스(75) 시장이 지난 19일 한 행사에 참석했다가 일부 극우 세력에 몰매를 맞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뒤 이튿날 퇴원했다.
부타리스 시장은 제1차 세계대전과 이후 터키 아나톨리아 지역에서 학살당한 그리스인들을 추모하는 행사에 참석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일부 군중이 부타리스 시장에 야유를 퍼붓더니 그가 행사장을 떠나려 하자 그를 향해 물건을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이후 이동 중이던 부타리스 시장이 넘어지면서 일부 군중이 몰려들어 그의 머리와 다리 등을 때렸고 그가 차량에 탑승한 뒤에도 차를 공격해 뒷창문을 부쉈다.
부타리스 시장은 그리스 국영 ANA통신에 "그들은 사방에서 나를 때렸다. 발로 차기, 주먹으로 치기 등등"이라며 "비열한 공격이었지만 나는 이제는 괜찮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며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실은 이들이 "극우 폭력배"라고 밝혔다.
부타리스 시장은 평소 다문화주의와 다양성을 설파해 그리스 극우 세력의 주요 공격 대상으로 떠올랐다.
그는 테살로니키에 이슬람 사원과 그리스에서 악명 높은 터키의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등의 기념비 건립 등을 추진해 극우 세력의 비판을 받곤 했다.
또 터키항공에 테살로니키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직항 노선을 개설하도록 설득해 관광객 유치에 공을 세웠고 홀로코스트 기념관 건립도 주도했다.
성소수자에 우호적인 정책을 펴고 그리스가 반세기 넘게 이웃 나라 마케도니아의 국명을 문제 삼아 분쟁을 이어가는 데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런 그에게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그리스인의 모범"이자 등불과 같은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그리스의 강경파는 그를 매국노 취급하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실제로 신나치 성향의 극우정당인 황금새벽당 당수의 딸 우라니아 미칼로이아코스는 사건 직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오늘 테살로니키에서 자신의 의무를 다한 모든 이들에게 브라보"라는 글을 올려 극우 폭력을 미화했다.
그리스 극우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데 대해 아테네 판테이온대의 세라핌 세페리아데스 정치학 교수는 "(극우세력은) 분명 상승세"라며 "(극우세력이 악용하는) 정치적 공백이 존재하고 그런 점에서 폭력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해 그리스에서 발생한 증오범죄는 모두 184건으로 전년의 84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mong07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