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소양강 버드나무 고사 위협 가마우지떼 '골머리'

입력 2018-05-22 08:30  

춘천 소양강 버드나무 고사 위협 가마우지떼 '골머리'
지역사회 "자연현상으로 둬야" vs "백화현상 나무 살려야"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가 소양3교 인근 소양강 중간지대 버드나무에 둥지를 튼 민물가마우지떼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양강 버드나무 군락지는 겨울철이면 상고대가 피어나는 명소이나 가마우지떼가 수년째 둥지를 틀고 배설물을 쏟아내 나무가 고사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민물가마우지가 보호종인 탓에 강제 퇴치할 수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그동안 조류 서식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버드나무 경관을 살리고자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때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나무 고사도 가속하고 있다고 판단, 둥지가 비는 시기에 물청소했다가 중단했다.
산성을 띠는 배설물이 나무를 말라죽게 하는 백화현상을 줄이고자 나무마다 세척을 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탓이다.
춘천시는 급기야 환경부에 가마우지를 '유해 조수'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유해조수로 지정되면 인위적으로 다른 곳에서 번식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부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어서 지정이 힘들다는 회신을 받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가마우지는 1∼8월 의암호에 서식하다 상대적으로 포근한 동해안 등지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다.
춘천에는 2009년께 의암호를 시작으로 현재 500마리는 족히 넘게 서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새는 한 회에 한 회에 낳는 알의 수가 4∼5개로 연 2∼3회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집중호우가 내린 뒤 민물가마우지는 버드나무마다 둥지를 빼곡하게 만들어 서식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가마우지도 자연의 일부로 개체 수가 포화상태가 되면 스스로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는 견해와 함께 나무부터 살려야 한다는 이견을 보이는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광수 한국사진작가협회 춘천지부장은 22일 "소양강 버드나무 군락지는 겨울철이면 상고대로, 여름철이면 물안개가 피어나 전국적으로 아름다운 명소"라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대안을 찾고자 전문가 등에게 의견을 묻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h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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