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국제사회, 베네수엘라 대선 일제 비판…"공정·자유 결여"(종합)

입력 2018-05-22 02:45  

우파 국제사회, 베네수엘라 대선 일제 비판…"공정·자유 결여"(종합)
미 "신속한 경제·외교 조치"…리마그룹, 베네수엘라 주재 자국대사 철수
러·중·쿠바·볼리비아·엘살바도르, 마두로 재선 인정·축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미국을 비롯한 우파 중심의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외교적 대응에 나섰다.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 외교관계 축소, 추가적인 경제 제재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민주주의 복원을 지원하고자 신속히 경제·외교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번 대선은 엉터리이며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며 "마두로 정권은 인도주의적 원조를 받아들여야 하며, 국민의 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민주주의의 복원을 지원하기 위해 재빨리 경제·외교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미 국무부는 베네수엘라 대선 당일인 전날 이번 선거를 '엉터리'라고 규정하고, 베네수엘라의 주 자금원인 석유 수출 제재 방침을 경고했다.
미주 대륙에 있는 14개국이 참여하는 리마그룹도 이날 불법적인 대선에 항의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주재 자국 대사를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날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은 자유롭고 공정하며, 투명한 민주적 절차를 규정한 국제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이에 항의하고자 자국에 주재하는 베네수엘라 대사를 초치했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제도의 손상과 법치 및 정치적 자유의 부족으로 베네수엘라 난민이 이웃 국가로 탈출하고 있다"며 인도주의적 위기 고조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리마그룹은 베네수엘라 정국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캐나다를 비롯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미주 14개국이 지난해 구성한 외교 모임이다.
앞서 리마그룹은 지난 14일 베네수엘라 조기 대선 철회를 촉구하고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마그룹은 다음 달 상순에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베네수엘라 난민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베네수엘라의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건 전문가가 참석하는 고위급 회담도 개최할 방침이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유럽연합(EU) 내 비판여론을 이끄는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트위터에서 "베네수엘라의 대선은 가장 기본적인 민주적 절차를 존중하지 않았다"며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 각국은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고 베네수엘라인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중남미 좌파 진영의 맹주를 자처하는 베네수엘라와 호흡을 맞춰온 쿠바, 볼리비아는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했다. ▲중국은 "국민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고, 엘살바도르는 "대선 결과를 완전히 인정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마두로 대통령의 건강과 성공을 기원하며 국가가 처한 사회·경제 문제를 성공적으로 풀기 바란다"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전날 치러진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68%의 득표율로 6년 임기의 재선에 성공했다. 주요 야당의 선거 보이콧에도 출마를 강행한 엔리 팔콘 전 라라 주지사는 21%에 그쳤다. 마두로 대통령에 필적할 만한 후보가 출마하지 않은 탓에 투표율은 46.1%에 불과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제국주의에 대한 승리"라며 자축했지만, 팔콘 후보는 선거가 조작됐다며 재선거를 시행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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