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北 뻔한 전략에 헛웃음"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한지훈 기자 = 여야는 22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하기 위한 한국 기자단의 방북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결정에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근거 없는 우려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평화 공세에 놀아나고 있다며 남북관계 현실을 직시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한국 기자단 배제 조치는 유감"이라며 "이와 같은 중대한 일에 한국 기자단의 취재를 거부한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백 대변인은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중심으로 발생한 저간의 상황에 대해 북한의 의도나 입장이 명확히 확인돼야 하기 때문에 이번 북한의 결정에 과도한 억측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저녁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이번 주가 한반도 평화의 중대한 분수령인 만큼 경거망동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야당에 경고했다.
그는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갈등을 유발하는 언행은 전혀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며 "일희일비가 아니라 마부작침(磨斧作針·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의 자세를 견지하고 긴 호흡으로 다가가야 한반도 평화라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북한이 해외취재진에 방북취재비 1만 달러를 요구했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가 북한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박 의원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한 언론사가 북한에 대한 비판적 기사로 취재를 거부당한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은 체면과 자존심을 중시하고 이런 보도에 민감하다. 이것이 꼭 비자 거부 사유는 아니겠지만 좀 더 신중한 보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이 우리 민족만 '왕따'시키며 본격적으로 한국 길들이기에 나섰는데, 문재인 정권은 북한에 한마디도 못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은 이제 북한에 대한 장밋빛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나약한 모습으로 눈치만 살피는 동안 북한은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능수능란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홍준표 대표는 조계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핵 폐기를 하는 순간 김정은 체제는 바로 무너지는데, 핵 폐기를 하겠다는 말을 믿는 국민은 바보"라며 "30년 동안 북한이 8차례 거짓말을 했는데 아홉 번째 말이 사실이라 믿겠나. 국민이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전부 장밋빛 환상에 빠졌다가 그 환상이 깨질 때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남북관계 현실을 정확히 이야기하는 게 이 정부가 북핵협상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또 바른미래당 권성주 대변인은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우리 정부를 길들이려는 뻔한 전략에 헛웃음이 나온다"며 "정부는 협상력을 높이려는 북한의 전략에 부화뇌동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 대변인은 "북한 풍계리 실험장 폐쇄 구경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우리 정부는 이럴수록 '핵 폐기'라는 남북대화의 목적과 '화해와 견제의 균형'이라는 남북대화의 원칙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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