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의 2군 생활…정근우 "온종일 야구만 생각"

입력 2018-05-2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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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의 2군 생활…정근우 "온종일 야구만 생각"
"나를 돌아보는 계기…후배들과 공수교대 때도 전력 질주"



(대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14일의 2군 생활. 정근우(36·한화 이글스)에겐 짧지만 소중한 시간이었다.
KBO리그 역대 최고 2루수로 꼽히는 정근우는 5일부터 18일까지 2군에서 생활했다.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만난 정근우는 "공수교대 때 후배들과 전력 질주를 했다.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그 시간을 떠올렸다.
정근우는 개막 후 33경기에서 실책 8개를 범했다.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방문경기에서는 4회 평범한 뜬공을 놓친 뒤 교체됐고, 다음 날 2군행을 통보받았다.
정근우는 "2군에 내려간 게 충격이 아니라, 그런 실책을 범했던 게 충격이었다"며 "내가 생각해도 실책이 너무 많았다"고 했다.
혼란 속에 시작한 2군 생활. 정근우는 '야구'만 생각하기로 했다.
그는 "낮에 2군 경기에 뛰고 저녁에는 숙소에서 TV로 1군 경기를 봤다. 올 시즌 내가 치른 경기를 돌아보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정근우의 시간이 야구로만 채워졌다.
정근우는 "심적으로 힘들었다. 2군에 있는 게 괴로운 게 아니라, 내가 그런 경기를 했다는 게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정근우는 2군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후배들을 보며 힘을 냈다.
정근우는 "시범경기 때 만난 후배도 있지만, 이번에 2군에서 처음 인사한 후배도 있다. 모두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2군 경기를 치른다"며 "부상이 아닌 이유로 2군에 내려온 게 얼마 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도 2005년에는 2군에서 뛰는 선수였다. 후배들을 보며 옛 생각 많이 했다. 그리고 힘을 얻었다"고 떠올렸다.
후배들과 치열하게 뛰다 보니 괴로움도 사라졌다.
정근우는 "1군 복귀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기다리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실제로 정근우는 2군 경기도 성실하게 소화했다. 퓨처스(2군)리그 6경기에 나서 23타수 12안타(타율 0.522)를 쳤다. 2군에서도 최선을 다했기에 나온 성적이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19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정근우를 1군으로 다시 불렀다.
정근우는 복귀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치며 '국가대표 2루수의 귀환'을 알렸다. 복귀 후 치른 3경기에서 특유의 '악마 같은 수비'도 선보였다.
한화 팬들은 환호했고, 더그아웃에서도 칭찬이 쏟아졌다. 그러나 정근우는 방심하지 않는다. 그는 "2군에서 뛰는 후배들을 생각해서라도 나는 정말 잘해야 한다"고 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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