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건 남북대화 빗장도 풀리나…회담 재개 시점 주목

입력 2018-05-23 10:51   수정 2018-05-23 11:08

北이 건 남북대화 빗장도 풀리나…회담 재개 시점 주목
文대통령 "맥스선더 25일 종료 이후 대화 재개"…北, 南기자단 허용
남북 간 회담 재개·南기자단 방북 관련 물밑 조율했을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 취재를 위한 남측 기자단의 방북이 극적으로 성사되면서 교착 국면에 빠졌던 남북대화가 재개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23일 오전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통해 남측 기자단 명단을 접수했다. 그동안 별다른 이유 설명 없이 명단 접수를 거부해오다 태도를 바꾼 것이다.
북한은 16일 한미 공중연합훈련인 맥스선더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이후 남측 기자단의 핵실험장 폐기행사 취재에도 빗장을 걸었다.
그러던 북한이 이날 남측 취재진의 방북을 허용하면서 이런 태도가 남북 간 대화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인지 주목된다.
일단 정부는 북한이 공식적으로 문제 삼았던 맥스선더 훈련이 종료된 이후에는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방미 중인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북한이 비난한 맥스선더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그간 내놓은 입장 등을 분석해봤을 때 맥스선더 기간에는 대화가 어렵겠지만 종료 후에는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의 언급과 북한의 남측 기자단 방북 허용을 종합해보면 남북 간에 현재의 교착상태 해결을 위한 물밑 조율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 합의한 지 한 달도 안 돼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을 맞은 상황에서 남측은 물론 북측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는 데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다.
북한으로서도 판문점 선언이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뜻에 따라 도출된 것인 만큼 남북고위급회담의 연기 이유 중 하나로 내세웠던 맥스선더 훈련 종료를 계기 삼아 대남 압박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다음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을 목전에 둔 북한이 여전히 남북관계를 대미 압박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북한은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뒤 한미연합훈련과 태영호 전 공사에 이어 집단탈북 여종업원 문제까지 거론하며 대남 압박수위를 높여왔다.
이를 두고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 협상력 제고차원에서 남북관계를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돼 왔다.
맥스선더 종료 이후 남북 간 회담이 재개된다면 고위급회담의 형식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고위급회담을 통해 판문점 선언에 적시된 합의의 전체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한다는 게 우리측 구상이었다.
고위급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한미연합훈련이나 집단탈북 여종업원 문제,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등의 문제가 테이블에 오르면 난항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요구하는 체제안전보장과 연결된 한미연합훈련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북한이 남북회담에서 핵심 쟁점화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맥스선더 훈련이 끝나고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남북고위급회담 정도는 한 번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부속 회담은 북미정상회담 이후가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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