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후보 폭행 제2공항 반대주민 "분노·억울함에 범행"

입력 2018-05-23 11:31  

원희룡 후보 폭행 제2공항 반대주민 "분노·억울함에 범행"
경찰, '공직선거법 위반' 체포영장 받아 피의자로 검거…구속영장 신청 예정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지난 14일 제주 제2공항 토론회에서 원희룡 제주지사 예비후보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공항 건설 반대 주민이 "자신과 마을 주민이 겪고 있는 분노와 억울함을 보여주려 했다"고 범행 이유를 경찰에 진술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제주동부경찰서는 제2공항 반대 주민 김경배(50)씨가 이같이 진술하며 혐의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흉기를 준비하고 토론회에 들고 간 점, 무대로 뛰어들어 토론회를 방해한 점을 들어 공직선거법 제237조(선거의 자유방해죄), 제245조2항(투표소 등에서의 무기휴대죄)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김씨를 이날 피의자로 붙잡았다.
김씨는 원 후보를 폭행한 후 자해를 시도하면서 주위에서 이를 말리던 수행원 1명을 다치게 한 혐의(폭행치상)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가 범행 전 다른 사람의 지시를 받거나 범행을 모의한 흔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보강 수사를 벌여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범행으로 원 후보만이 아니라 다른 후보자들도 토론 진행에 방해를 받았으며 공개된 토론회 현장에서 흉기를 이용해 자해한 것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인질 행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가 많이 회복된 데다 다른 합병증에 대한 우려도 없어 체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달 14일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에서 원 후보에게 계란을 던지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흉기로 자해하고 이를 말리는 수행원을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던 김씨는 지난해 말 42일간 제2공항 건설 반대를 주장하며 단식농성을 했다.
ko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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