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잉게르 스퇴베르 덴마크 통합장관이 이슬람권의 '금식 성월'인 라마단 기간에 금식하는 무슬림들이 일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한 달간 휴가를 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가 무슬림 사회의 반발을 샀다.
스퇴베르 장관은 현지 타블로이드 신문인 BT에 "우리 사회에 생길 수도 있는 안 좋은 일들을 방지하기 위해 라마단 기간 무슬림은 일을 하지 말 것을 권유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스 운전기사 같은 일부 직종에 종사하는 무슬림이 금식을 하면 일에 집중할 수가 없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민 관련 정책에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스퇴베르의 이런 생각은 25만명의 무슬림이 거주하는 덴마크를 포함한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에서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핀란드 무슬림연맹의 의장인 피아 자르디는 라마단 기간 일하지 말고 집에 있으라는 제안은 '완전히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비난했다.
자르디 의장은 "버스 운전사나 다른 무슬림 근로자들이 금식 때 위험하다는 어떠한 정보나 통계도 없다"며 "대다수 무슬림 국가들에서 가게 운영이나 일들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덴마크 아리바 버스운송업체 측은 "라마단 때 버스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다"며 "사실상 그러한 것은 우리에게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덴마크 무슬림연맹은 스퇴베르 장관의 '관심'에 감사한다는 성명을 내면서 한편으로 "무슬림들은 금식 중에도 덴마크 사회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라마단은 지난 17일부터 시작돼 30일간 계속된다.
덴마크 이민 당국은 지난 2015년 레바논 신문에 난민들은 덴마크를 찾지 말라고 경고하는 광고를 내는가 하면 2016년에 덴마크 의회는 난민들의 소지품을 검사하고 현금 등 귀중품을 압수할 수 있는 법안을 가결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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