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동료 선수였다가 최경주(48)의 레슨 코치로 변신한 위창수(46·미국 이름 찰리 위)가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반전 유머를 선보였다.
작년까지 최경주의 스윙을 지도했던 위창수는 대회를 하루 앞두고 23일 인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경주와 에피소드를 하나 공개했다.
그는 "선수는 대회에 나설 때 우승을 목표로 삼는다고 하지 않느냐"고 운을 뗀 뒤 "2005년 소니오픈 때 만난 최경주 선배가 '창수야, 컷 통과가 먼저다. 컷을 통과 못 하면 우승도 못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위창수는 "최경주 선배의 지론이 먼저 컷을 통과하는 게 목표고 컷을 통과하면 톱10 입상을 목표로 삼고, 우승은 최종 라운드에서 기회가 왔다 싶으면 그때 노리는 것이라고 하더라"면서 "그래야 압박을 받지 않고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위창수는 그러나 "그런 조언을 마음에 새겼더니 결국 한 번도 우승을 못 했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위창수는 코리안투어에서 5승, 아시안투어에서 3승을 쌓았지만, PGA 투어에서는 준우승만 5번 했을 뿐 우승은 하지 못했다.
멋쩍어진 최경주는 "위창수의 쇼트게임은 예술이다. 따라해봤지만 잘 안되더라. 아이언도 참 잘 친다. 다만 운이 없었다. 9언더파 쳤는데 10언더파 치는 선수가 나타나는 식이었다. 운이 따랐다면 PGA 투어에서 우승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위창수의 실력을 칭찬했다.
위창수는 '코치로서 최경주의 샷을 평가해달라'는 주문을 받자 "3주 전에 같이 경기를 해봤고 오늘도 연습 라운드를 함께 돌았는데 놀랄만큼 똑바로 치고 샷 감각이 좋다"고 한껏 치켜세우더니 "2등을 할 것 같다"고 말해 또 한 번 폭소를 자아냈다.
둘은 지난달 2인 1조 팀 경기로 치른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에 짝을 이뤄 출전했지만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위창수가 "우승하면 강남 스타일 노래를 틀고 말춤을 추기로 했는데 컷을 통과하지 못해서 그만…"이라고 말을 꺼내자 최경주는 "차라리 잘 됐지 뭐"라고 받으며 유쾌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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