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새 핵합의안' 12가지 조건을 밝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맹공했다.
자리프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이 제시한 12가지 조건과 관련, 23일 "그런 주장은 근거없는 허위이며 비논리적이고 무례해서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면서 "그와 다른 미국 관료들은 허상과 과거, 부패한 압박 세력(이스라엘)에 갇혔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는 이제 반(反)이란에서 반미로 옮기자는 데 의견이 일치됐다"면서 "미국이 그런 12가지 조건을 제시한 것은 외교 정책이 부도났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1일 이란의 핵프로그램 포기와 무제한 사찰,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시리아 철군, 중동 내 정치·군사적 개입 중지, 이스라엘 등 미국의 우방에 대한 위협 행위 중단 등 12가지 조건이 새 핵합의에 포함되도록 재협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란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란 내부에서 '독설'에 가까운 비판이 이어졌다.
수도 테헤란을 담당하는 사르알라 혁명수비대의 이스마일 코우사리 부사령관은 22일 "이란 국민이 미국의 국무장관이라는 자와 그 일당의 입을 한 대 세게 후려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 군참모총장도 23일 "국제적 합의를 어기는 미국 같은 곳의 말로는 이라크 사담 후세인과 같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이란과 정면충돌을 두려워해 경제와 심리적인 전쟁에 손을 뻗쳤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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