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특사 "이란 포함 모든 외국군 함께 철수" 발언과 차이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미국과 러시아가 최근 거론한 시리아 내 이란·헤즈볼라 병력 철수안을 시리아 고위 당국자가 일축했다.
파이살 메크다드 시리아 외교차관은 23일(모스크바 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란·헤즈볼라 철수 문제는 논의 대상도 아니다"고 밝혔다.
메크다드 차관은 "이들 부대는 테러와 싸우지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하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댔다.
이달 21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핵합의(JCPOA) 수정을 요구하면서, 시리아에서 이란 병력 철수 등 12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그에 앞서 18일 러시아의 시리아특사인 알렉산드르 라브렌티예프도 취재진에 이란 병력만이 아니라 모든 외국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브렌티예프 특사는 "우리는 시리아 영토에 주둔한 모든 외국군대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면서 "여기에는 미군, 터키군, 헤즈볼라, 그리고 물론 이란군도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이달 17일 러시아 소치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만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외국 군대가 시리아 영토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메크다드 차관은 러시아정부가 이란·헤즈볼라 병력을 철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메크다드 차관은 "러시아 친구들이 한 말은, 시리아정부와 합의에 따라 주둔하는 병력까지 철수해야 한다는 의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러시아는 미국, 프랑스, 터키 등 시리아정부와 합의 없이 불법적으로 군대를 주둔시킨 나라에 철군을 요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러시아는 이란과 함께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지만 최근 이란의 패권 확장 야심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달 10일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곳곳에 미사일 70여발을 퍼붓는 동안 러시아는 시리아에 배치한 자체 방공망을 가동하지 않았다.
이는 시리아내전을 이스라엘과 대결에 이용하려는 이란의 전략에 러시아가 이견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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