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류만도 543억원 상당…현금·외화는 353억원으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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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비리 의혹을 받는 말레이시아 전 총리 일가의 아파트에서 압수된 명품 가방과 보석, 외화 등의 가치가 9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24일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는 경찰내 소식통을 인용해 거의 일주일에 걸쳐 나집 전 총리 일가의 아파트에서 압수한 금품을 집계한 결과 현금과 외화만 거의 1억3천만 링깃(약 353억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함께 발견된 대량의 명품 핸드백과 시계, 보석류의 가치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다이아몬드 등 보석만 해도 현지 시가로 2억 링깃(약 543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보석류와 여타 사치품의 가치를 더 정확히 추산하기 위해 전문감정인을 고용할 계획이다.
압수된 핸드백과 시계가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 브랜드의 명품이라는 점과 개당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 버킨 백이 여럿 포함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최종 가액은 900억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6일 밤부터 나흘에 걸쳐 나집 전 총리 일가가 사용하던 집과 아파트 등 6개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명품 핸드백이 담긴 상자 284개와 현금·외화가 든 가방 35개 등을 확보했다.
이에 더해 쿠알라룸푸르 고급주택가에 있는 나집 전 총리의 자택에서도 최소 1억7천만원 규모의 현금과 명품 핸드백 52개, 시계 10개 등이 압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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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집 전 총리는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최대 60억 달러(약 6조5천억원)의 나랏돈을 국외로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2015년 1MDB의 비리 혐의를 조사하던 검찰이 자신의 계좌에 6억8천100만 달러(약 7천400억원) 상당의 돈이 흘러든 정황을 포착했을 때는 당시 검찰총장을 경질하는 등 외압을 가해 수사를 방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행태에 분노한 말레이시아 국민은 지난 9일 총선에서 야권에 몰표를 던져 나집 전 총리를 권좌에서 몰아냈고, 마하티르 모하맛 신임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는 즉각 1MDB 스캔들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
나집 전 총리는 지난 12일 부인 로스마 만소르 여사와 함께 인도네시아행 항공편에 탑승하려다 출국 금지됐다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는 지난 22일 1MDB에서 공적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그를 소환해 5시간에 걸쳐 진술을 청취했다.
모흐드 슈크리 압둘 MACC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나집 전 총리가 곧 형사기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집 전 총리는 24일 MACC에 재차 출석해 추가진술을 할 예정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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