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보지로 거론되는 싱가포르 호텔들이 객실 여유분을 회수하거나 추가 예약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는 당사자들의 막판 힘겨루기와 신경전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회담 개최를 예측할 수 있는 신호가 아니냐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싱가포르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샹그릴라 호텔과 마리나 베이 샌즈(MBS) 호텔이 여행사 등에 배정했던 정상회담 기간 객실 여유분을 회수하거나 추가 예약을 차단했다고 24일 보도했다.
통상 호텔들은 파트너 여행사 등에 객실 여유분을 배정하지만, 투숙객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에는 여행사 배정분을 회수하거나 추가 예약을 받지 않는다.
여행사 관계자는 "예약분을 회수하는 것은 통상 투숙객이 많이 늘어날 것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설명했다. 다만, 호텔 측은 이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샹그릴라 싱가포르는 2015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의 역사적인 첫 양안(兩岸) 정상회담이 열렸던 장소이자 이번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호텔이다.
마리나 베이 샌즈는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후원자인 샌즈그룹의 셸던 애덜슨 회장 소유로 유력 후보군에 올라 있다.
호텔 측은 정상회의 예정 기간 예약분에 대해서도 사전 결제를 요구했다.
샹그릴라 호텔은 정상회의 취재를 위해 다음 달 9∼13일 객실을 예약한 기자에게 최근 사전 결제를 요구했다. 호텔 측은 지난 20일까지 결제하지 않으면 예약이 취소되며 결제 후에는 반환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신문은 이런 호텔들의 움직임과 백악관의 북미 정상회담 기념주화 제작, 북한의 국제 항로 개설 신청 등이 예정된 북미회담 개최를 예측할 수 있는 '실체가 있는 신호'(tangible sign)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예측하기 어려운 성향인 데다, 두 지도자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다르다는 점은 회담 취소 예상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정상회담 일정을 3월에는 '5월'로 명시했다가 4월에는 '다음 달 또는 6월'로, 그리고 지난 10일에는 '6월 12일'로 여러 차례 바꿔온 데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또다시 연기 가능성을 제기한 만큼 회담 일정이 다시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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