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우리 국경 침범해 킬링필드 만들어…사람 아니고 짐승"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명높은 범죄조직 'MS-13'을 또다시 맹렬히 비난하면서, 이 조직원들을 소탕하지 않은 채 미국에 입국하게 내버려둔 국가들에 대해 원조를 줄이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뉴욕 주 롱아일랜드에서 열린 불법 이민자 대책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이 갱단의 신조가 '죽인다·강간한다·장악한다'이다"라면서 이 조직의 존재가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무자비한 갱단은 우리의 국경을 침범해 한때 평화로웠던 지역사회를 피로 얼룩진 '킬링필드'로 만들었다"며 "무시무시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내가 며칠 전 이들을 '짐승'이라고 불렀다가 힐난을 들었다"면서 "비판자들은 '그들도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들은 사람이 아니다. 짐승이다. 매우 매우 엄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6일 백악관에서 열린 캘리포니아 주 당국자들과의 이민자 대책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라며 'MS-13'을 맹비난한 바 있다.
처음에는 불법 이민자 전체를 지목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뒤 트윗 글을 통해 "나는 MS-13 폭력조직을 '짐승'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날 행사에서도 같은 내용의 발언을 되풀이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계획을 하나 세우고 있는데, 누군가 특정 국가로부터 (미국으로) 입국하면 상당히 큰 액수의 돈을 깎는 것"이라면서 "현재 우리의 원조 시스템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아주 근원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소개했다.
MS-13 조직원들의 출신국에 대한 미국의 재정지원을 축소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지만, 세부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민법이 전 세계에서 최악이라고 말했다.
공식 명칭이 '마라 살바트루차'인 MS-13 갱단은 남미 엘살바도르의 최대 갱단으로, 지난 몇 년간 미국에서 세력을 급속히 확장했다.
1980년대 엘살바도르 내전 당시 탈출한 조직원들이 주축이 된 이 범죄조직은 전 세계에 분포된 조직원 3만여 명 가운데 1만 명이 미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불법 이민자 단속의 일환으로 수차례 'MS-13 소탕'을 공언했다.
뉴욕 롱아일랜드에서는 2016년부터 지금까지 'MS-13'에 살해된 사람이 적어도 17명에 달한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지난달 지역에서 이 범죄조직을 소탕하는데 1천850만 달러(199억7천만 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한 희생자의 유가족은 이날 행사에서 "우리는 그들의 행위에 대해 절대로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며 엄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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