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23일(현지시간) 신흥국 통화 위기가 1997∼98년 아시아를 덮친 외환위기를 연상하게 한다며 경고음을 울렸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1997년 같은 일을 겪을까?"라면서 "신흥 시장에서 요인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예전 외환·금융 위기의 냄새를 풍긴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가 추락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도 금리를 급격히 올렸지만 매우 좋지 않아 보인다"면서 "신흥 시장에서는 과거 10년간 기업 부채가 폭증했는데 이 중 대부분은 외화 투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1997∼98년 같은 자가발전형 위기가 연상될 수 있다"면서 "이는 신흥 시장 통화가 추락해 기업 부채를 폭발시키고, 경제의 스트레스를 촉발해 통화 가치를 더 떨어뜨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 기준금리가 0% 수준인 데다 미국도 저금리라는 점에서 세계의 대응 여력은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은 "나는 지금까지 이런 위기의 신호가 떠오르지는 않았다고 말해왔지만 더 이상은 그렇게 말할 수 없다"면서 "조금 무서운 어떤 것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크루그먼의 이런 목소리는 앞서 경제 전문가들이 진단한 신흥국 위기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신흥국 투자 전문가인 마크 모비우스는 23일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신흥 시장이 여전히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터키의 열악한 상황이 확산될 위험이 있고, 아르헨티나와 브라질도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일각에서는 좋은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면서 "지금은 족집게 투자자의 시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버드대 경제학자 카르멘 라인하트 교수는 지난 17일 신흥 시장이 처한 여건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나 2013년 긴축 발작 당시보다 좋지 못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