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올해 7회째 실시되는 6·13 지방선거 투표율이 60%를 넘을지 주목된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방선거 투표율은 1995년 1회 때 68.4%를 기록한 이후 3회(48.9%)를 빼곤 줄곧 50%대를 기록했다.
특히 2006년 4회 지방선거 51.6%, 2010년 5회 지방선거 54.5%, 2014년 6회 지방선거 56.8%를 기록하는 등 투표율은 상승 추세를 보이지만, 지난 20년간 60%는 '넘사벽'으로 간주됐다.
올해 지방선거는 5·9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6·12 북미정상회담이 투표일 하루 전날 잡혀 있어 한반도 평화 이슈가 다른 모든 현안을 압도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여타 선거 쟁점이 덜 부각돼 투표율 제고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도 있다.
여기에 러시아 월드컵 개막일(6월 14일)이 선거 하루 다음날인 점도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부정적일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미정상회담과 월드컵이 선거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어서다.
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쟁력이 다른 정당 후보를 크게 앞서는 곳이 많기 때문에 사표 심리가 작동하여 투표율이 낮아질 거라는 전망도 이어진다.
하지만 투표율이 높을 거로 기대할만한 요소도 없지 않다.
일단 내달 8일(금요일)과 9일(토요일) 이틀간 '사전투표' 제도가 역대 두 번째로 실시되는데, 4년 전보다 제도 이해도가 높아지고 사전투표 경험이 있는 유권자들도 늘어나 투표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국단위 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은 점점 올라갔다.
첫 사전투표가 도입된 2014년 6월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11.49%였다. 그러나 이후 2016년 20대 총선 12.19%, 작년 대통령선거 26.06%로 사전투표율이 껑충 뛰어올랐다.
사전투표는 어차피 투표에 참여할 사람이 미리 투표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일부 있지만, 사전투표제가 투표율 전반을 끌어올린다는 데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작년 조기 대선 때 촛불집회 등으로 유권자들의 참여 의식이 높아진 점도 투표율 상승의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작년 대선 때 투표율은 무려 77.2%로 2000년대 이후 실시된 총선, 지방선거, 대선을 통틀어 가장 높은 투표율이었다.
아울러 선관위가 지방선거를 20일 앞둔 지난 24일 공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밝힌 적극 투표층이 4년 전인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당시에 비해 무려 15.1%포인트 늘어난 70.9%를 기록한 점도 고무적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 5, 6회 지방선거 전에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가 실제 투표율과 상당히 일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4년 전보다 적극 투표층이 크게 늘었고 특히 30대 적극 투표층이 30%포인트 급증했다"고 말했다.
일단 선관위는 줄줄이 예정된 대형 이벤트 사이에 낀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떨어질까 봐 우려하면서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렸다.
선관위 관계자는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 인기 연예인이 참여하는 투표 독려 영상을 제작해 투표 참여 붐을 조성하는 등 이례적으로 투표율 제고 대책을 마련해 사전투표 등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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