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국세청장 "EU와 관세체크 최소화해도 연간 29조 추가부담"

입력 2018-05-24 18:04  

英 국세청장 "EU와 관세체크 최소화해도 연간 29조 추가부담"
"'관세제휴'안은 추가비용 거의 없어…대안 시스템 구축에 3∼5년 소요"
더타임스 "정부, 브렉시트 전환기간 연장방안 EU에 제시할 듯"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이 유럽연합(EU) 관세동맹을 탈퇴한 뒤 관세신고 절차 등을 최대한 간소화 하더라도 기업들이 연간 200억 파운드(한화 약 28조8천억원)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는 내부 분석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존 톰프슨 영국 국세청장은 전날 하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EU 관세동맹 탈퇴 이후 대안에 따른 비용 분석 결과를 밝혔다.
톰프슨 청장은 현재 보수당 정부 내 '하드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등이 제시한 '최대 간소화 방안(maximum facilitation)'이 기업들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방안은 발전된 기술과 신뢰에 기반한 무역 관계를 토대로 관세 통관 절차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톰프슨 청장은 구체적으로 세관신고 건당 32.50 파운드(약 4만6천원)의 비용이 발생해 영국과 유럽 양쪽 기업에 각각 연간 65억 파운드(약 9조3천800억원_), 총 130억 파운드(약 18조7천700억원)의 비용을 부담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원산지 증명 및 기타 양식 작성 등에 드는 비용은 40억∼70억 파운드(약 5조7천700억원∼10조1천100억원)로 추정했다.
하원 재무위원회 니키 모건 위원장은 "친기업 정당에서 기업들에 최대 200억 파운드의 부담을 지울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것은 기이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한 의원은 "국세청은 전망은 그동안 거의 맞은 적이 없다"면서 "이를 감안해서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톰프슨 청장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 관세동맹 탈퇴 대안으로 제시한 '관세제휴(customs partnership)' 방안의 경우 추가 비용은 무시해도 될 정도라고 밝혔다.
'관세제휴'는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EU 관세 체계를 반영하고, EU 밖에서부터 들어오는 상품 등에 대해서는 EU를 대신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톰프슨 청장은 그러나 영국이 어떤 안을 채택하더라도 이를 이행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3∼5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이 끝나는 2020년 말까지 완료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보수 일간 더타임스는 메이 총리가 관세 및 규제일치 문제 해결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이유로 2020년 말까지로 합의된 1단계 전환기간에 이어 최소 2023년까지 2단계 전환기간을 두는 방안을 EU 측에 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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