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북·미 정상회담 취소 여파 하락 출발

입력 2018-05-24 23:07  

뉴욕증시 북·미 정상회담 취소 여파 하락 출발

(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24일 미국과 북한의 6월 정상회담이 취소된 여파로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54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5.61포인트(0.5%) 하락한 24,761.20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77포인트(0.5%) 낮은 7,395.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59포인트(0.41%) 내린 7,395.37에 거래됐다.
시장은 북한 관련 불확실성과 주요국 무역갈등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이후 미 국채금리의 향배 등도 핵심 관심사다.
오는 6월 개최가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싱가포르에서 다음 달 열리는 정상회담이 취소됐다는 편지를 썼다고 CNBC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편지에서 "슬프게도 김 위원장이 최근 성명에서 보여준 엄청난 분노와 적개심 때문에, 나는 이번에 오랫동안 계획한 정상회담이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느낀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의 대미 외교 담당 최선희 부상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 방침을 밝히기에 앞서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재고려할 데 대한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우리를 (정상)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무역갈등 우려도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에는 상무부에 수입 자동차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 부과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면 수입 제한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가 자동차에 적용될 수 있는지 검토하라는 지시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수십 년 동안 수입차가 우리의 자동차 산업을 침식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수입차가 국가 안보에 미칠 영향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미국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관련국들이 일제히 반발하면서 무역전쟁 확산 우려가 커졌다.
유럽연합(EU) 집행위의 유르키 카타이넨 부위원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자동차 관세를 올린다면 이는 명백하게 WTO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은 "해당 조치가 발동될 경우 매우 광범위한 무역제한 조치로, 세계시장을 혼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관련 "걸핏하면 국가 안전을 이유로 조항을 남용하는 것을 반대한다"면서 "이는 다자무역 체제를 심각히 파괴하고 정상적인 국제무역질서를 흔든다"고 지적했다.
미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은 경감됐다. 전일 공개된 5월 FOMC 의사록에서 연준이 물가 상승이 일시적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강화됐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3% 선 아래로 밀려났다.
개장전 거래에서는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주가가 전 분기 실적 호조에도 6% 이상 내림세를 나타냈다.
식품기업 호멜푸드는 전 분기 매출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2% 이상 내렸다.
이날 개장전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1만1천 명 늘어난 23만4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22만 명이었다
실업보험청구자수가 2주 연속 늘었지만 역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 고용시장 호조를 재확인해줬다.
개장 이후에는 4월 기존주택판매 지표가 발표된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설도 예정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안 요인이 지속해서 제기되는 데 따른 변동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씨티 프라이빗 뱅크의 스티븐 웨이팅 수석 투자 전략가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정치 불안과 성장 둔화 우려, (신흥국)통화 가치 불안 등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세계 경제는 현재 가격이 반영하는 것보다는 양호하다"며 "증시에 대한 점진적인 비중확대 전망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유럽 주요국 주가는 자동차주 부진으로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10% 내렸다.
국제유가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 증가 전망으로 큰 폭 하락했다.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64% 하락한 70.68달러에, 브렌트유는 1.42% 하락한 78.67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0.0% 반영했다.
jw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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