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급격히 악화…"유권자 절반, 최대현안으로 '경제' 꼽아"
전문가 "환율 충격, 에르도안에 심각한 타격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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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대선 일정을 1년반이나 앞당기며 필승전략은 다진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경제 위기 '암초'를 만났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열린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다음달 24일 치러지는 대선·총선 공약으로 '고소득 국가 진입'을 내걸었다.
그는 "수출 선진국으로 성장하고, 방산분야 자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이 경제 대국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당장 터키 경제는 위기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선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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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터키 중앙은행은 긴급 통화정책위원회를 소집해 기준금리 가운데 '후반 유동성 창구(LLW)' 금리를 무려 300bps(3%)나 기습적으로 인상했다.
지난달 연간 물가인상률은 10.85%를 기록, 중앙은행의 관리 목표인 5%의 두배를 웃돌았다.
터키리라화 가치는 조기 대선·총선을 결정한 지난달 18일 이후 미달러 대비 19%나 추락했다.
23일 외환시장에서 리라화는 투매 현상을 보이며 장중 한때 1미달러당 4.9290리라까지 치솟아 심리적 저지선인 5리라를 위협했다.
터키 대중의 경제 인식은 환율에 민감하다.
투자 컨설팅업체 글로벌소스파트너의 터키 분석가 아틸라 예실라다는 "터키인은 리라 약세를 경제 악화로 인식한다"면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가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타격을 받지 않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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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 조기 선거 일정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경제가 이 정도로 강력한 복병이 되리라고 예측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0∼2001년 금융위기 후 충격에 허덕이는 터키 경제를 회복한 '경제 총리' 이미지로 대중에 각인됐다. 집권 이후 펼친 일자리, 주택, 대중교통 확충은 서민층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는 올해 3월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도시 점령으로 높아진 지지율이 고물가 등 다른 요인으로 떨어지기 전에 선거를 치르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그러나 채 한 달도 안 돼 외환위기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경제 심리가 악화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달 71.9에서 이달 69.9로 떨어졌다.
유권자들도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달 초 앙카라 소재 컨설팅업체 MAK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는 가장 중요한 이슈를 '경제'로 꼽았다.
지난달 조사업체 게지지의 설문에서도 48.6%가 경제문제가 터키의 최대 현안이라고 답했다.
앞으로 한달간 유세 현장에서 에르도안은 지지자의 경제위기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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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츠대학의 셀와 데미랄프 교수(경제학)는 "경제가 투표 행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므로 최근 터키의 경제위기설이 유권자 행태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소스파트너의 예실라다는 "환율 충격이 부진한 경제 성적으로 유권자들에게 받아들여진다면 에르도안과 AKP는 상당한 표를 잃을 것이고, 공정한 선거가 치러진다는 가정 하에 패배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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