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무산] CNN "북체류 외신기자단 소식접하고 충격"

입력 2018-05-25 03:00  

[북미회담 무산] CNN "북체류 외신기자단 소식접하고 충격"
"북측 관계자들도 '상부 보고' 전화통화…어색·불편 반응"
"풍계리갱도 축구공 크기 폭발물로 폭파…완전파괴 불투명"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됐던 첫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사실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차 방북 중인 외신기자단에도 전파됐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북미회담 전격 취소를 발표한 시간 외신기자단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마치고 기차를 타고 원산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CNN은 "북미회담 취소 사실이 기차를 타고 원산으로 돌아가던 외신기자단에도 전달됐다"면서 이 같은 소식이 외신기자단에 충격을 줬다고 전했다.
CNN은 어떤 경로를 통해 외신기자단에 회담 취소 소식이 전달됐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외신기자단에 포함된 CNN 기자가 열차에서 전화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소식을 보도한 점에 미뤄 전화통화를 통해 전달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CNN은 외신기자단과 함께 열차에 있던 북측 인사들도 어색하고 불편한 반응을 보이며 상부에 전화로 보고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들 북측 관계자는 외신기자단에는 회담 취소와 관련해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외신기자단에는 남측 취재진과 미국·영국·중국·러시아 4개국 취재단이 포함됐다.



한편 CNN 윌 리플리 기자는 원산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전화 연결을 통해 당일 갱도 폭파 방식으로 진행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소식을 전했다.
리플리 기자는 핵실험장의 3개 갱도와 부속 건물을 북측이 폭파했다면서 폭파 후 갱도가 무너지고 잔해들이 터널 입구를 메웠다고 보도했다. 그는 폭파에 앞서 북측이 갱도 앞까지 외신기자단의 접근을 허용하고 갱도에 설치된 문을 열 수 있도록 했고, 갱도 안에는 폭발물이 설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북측은 갱도 안의 출입은 막았다.
리플리 기자는 북측이 2006년 1차 핵실험 때 사용한 갱도(동쪽 1번 갱도)는 이미 폐쇄했다고 밝혔다면서 2번(북쪽) 갱도를 포함해 총 3개 갱도가 폭파됐다면서 북측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2개의 갱도도 보여줬다고 전했다.
북한은 2차 핵실험부터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까지 모두 2번 갱도에서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북측이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힌 갱도는 남쪽 3번 갱도와 서쪽 4번 갱도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플리 기자는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갱도가 완전히 붕괴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이에 대해 북측 관계자에게 물었으나 "여러분들이 눈으로 직접 목격한 것 아니냐"는 답변만 했다고 전했다.
CNN은 리플리 기자 등이 작성한 별도의 기사에서 현장에 초대된 외부 핵 전문가는 없었다면서 "폭파가 갱도를 다시 사용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했는지, 단지 제한적인 손상만 가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또 폭파 전 갱도에 설치된 폭발물에 대해서는 '축구공' 크기와 모양의 폭탄들이 연결돼 터널 입구에서부터 약 35m 지점에 설치돼 있었다고 전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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