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도 시장 모니터링 격상…밤새 금융시장 변동성 크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김수현 기자 = 한국은행은 북미 정상회담 무산과 관련해 25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의는 윤면식 부총재가 주재한다.
참석자들은 북미 정상회담 무산이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계획을 논의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쓴 공개서한에서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을 거기서 만나길 매우 고대했지만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으로 인해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면서 "그러므로 싱가포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무산에도 밤사이 금융시장은 크게 동요하진 않은 모습이었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0.7원에 최종 호가됐다. 스와프포인트(-1.0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79.6원)보다 2.15원 오른 셈이다.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한국의 외국환평형기금(외평채·5년 만기 기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47bp(1bp=0.01%포인트)로, 전 거래일보다 3b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북미 정상회담 무산이 북미 양측의 신경전 결과로, 정상회담 가능성이 완전히 물 건너간 것은 아니라고 금융시장이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서한에서 "이 가장 중요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부디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는 등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조선반도(한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000030] 이코노미스트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발언 등에 비춰봤을 때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시장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원/달러 환율도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당국도 시장 상황 변화에 모니터링 강도를 격상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국 증시나 역외차액결제선물환, 야간선물 등으로 미뤄볼 때 시장에 큰 변동 폭이 나타나진 않았다"며 "다만 국내 증시나 외환시장 상황은 이와 다를 수 있으므로 외국인 자금 유출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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